[CEOin PREMIUM=기획팀 ]
사진평론가 김승곤의 사진읽기
"좋은 바다사진을 찍는 방법은 구도나 셔터속도, 광선의 상태의 선택 등, 자연을 대상으로 하는 다른 장르의 풍경사진들과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지만, 성패를 가르는 결정적인 차이는 사진가가 시간을 어떻게 다루는가 입니다."
작품명:제주 바다
사진 :안태로 作(한미칼라팩(주) 대표이사)
한국사진예술원 심화과정 제11기,
제주 바다
구름 사이를 뚫고 나온 태양이 하늘과 맞닿은 수평선 끝으로 쏟아내는 밝은 오랜지색 부채살 부분이 화면에서 시선을 유도하는 강력한 포인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초광각 렌즈에 의한 파노라믹한 바다풍경의 전경을 길게 가로지른 검은 돌담 띠에 의해서 둘로 나뉜 에메랄드그린의 해수와 뒤쪽의 군청색 바다, 그리고 낮게 깔린 채 하늘을 뒤덮으며 앞쪽을 향해서 밀려오는 듯한 자주빛 구름이 화사하고 서정적인 색채의 하모니를 이룹니다. 12월의 오후 다섯 시를 조금 넘긴 사치스런 시간입니다.
사람들은 특별한 무엇인가를 체험하기 위해서 바닷가로 갑니다. 그리고 거기서 받은 깊은 인상을 사진으로 남겨두고 싶어 합니다. 바다는 언제나 마음에 위안을 주고, 파도가 끊임없이 드나드는 해안은 더없이 아름답지만, 그 정경을 담아온 사진에서는 실망감을 느낄 때가 많습니다. 좋은 바다사진을 찍는 방법은 구도나 셔터속도, 광선의 상태의 선택 등, 자연을 대상으로 하는 다른 장르의 풍경사진들과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지만, 성패를 가르는 결정적인 차이는 사진가가 시간을 어떻게 다루는가 입니다.
바닷바람에 견딜 튼튼한 삼각대와 때로는 빛의 양을 조절하는 필터의 도움을 받아야 할 때도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시간대와 노출시간의 길이입니다. 크고 작은 파도와 바위에 부딪쳐서 부서지는 물보라는 제각기 모양이 다르고 하늘에 떠 있는 구름은 단 한 순간도 같은 모습을 보여주지 않습니다. 시간은 구체적인 모든 세부를 표백해서 추상화 시킵니다. 자연의 이런 성질들과 그때 그 장소에서의 정서적인 반응을 하나의 사진 화면에 담아내는 사진의 비법, 그 중 하나가 장노출입니다.
글 : 김승곤 (사진평론가, SPC사진클럽 주임교수)
쓰쿠바대학교 대학원 예술학 석사
니혼대학교 사진학, 고려대학교 국문학 학사
저서‘읽는 사진’
2004년 일본사진협회 국제상
2003년 제3회 이명동사진상
2010~2011 서울사진축제 초대운영위원장
2004~2006 동강사진마을 초대운영위원장
한국사진예술원 SPC사진클럽은 국내 최대 CEO를 위한 사진예술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중이며 다양한 작품활동과 전시회를 개최 하고 있다. -편집자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