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그룹 전경
5월 15일, 총 1,206만주 소각…주주환원 강화 시그널 본격화
KB금융그룹(회장 양종희)이 주주가치 제고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5월 15일, 그룹 역사상 최대 규모인 1,206만주의 자기주식을 전격 소각한다고 30일 공시하며, 주주환원 정책의 실질적 실행에 나섰다.
이번 소각 대상은 지난해 하반기 취득한 자기주식 566만주(약 5,000억원)와 올해 2월부터 매입한 640만주(약 5,200억원)로, 총 1조200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이는 단순한 상징적 조치가 아닌, 자본 효율화와 시장 안정화를 동시에 겨냥한 강수로 풀이된다.
금융권에서는 최근 불확실성 확대 속에서 기업의 자본 활용 방안이 도마에 오른 가운데, KB금융의 이 같은 결정이 ‘선제적 밸류업 이행’으로 평가되고 있다. 실제로 양종희 회장은 올해 초 “보통주자본비율이 13%를 초과하는 자본은 모두 주주환원에 활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으며, 이번 자사주 소각은 그 약속의 본격적인 실행으로 해석된다.
KB금융이 공표한 ‘밸류업 프레임워크’에 따르면 ▲연말 보통주자본비율이 13%를 초과할 경우 해당 자본은 주주환원에 전액 활용되고 ▲연중 보통주자본비율이 13.5%를 넘으면 추가 환원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자사주 매입·소각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경우, 주당 배당금이 자동적으로 상승하는 구조로 이어진다.
이번 자사주 소각은 단순히 주가 부양에 그치지 않고, 자본의 효율적 재배치와 주주이익 확대를 동반한 중장기 전략의 일환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KB금융은 앞으로도 자본비율 관리와 함께 분기 균등배당 구조를 통해 예측 가능하고 안정적인 주주 수익을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다.
법인 등기변경, 거래소 상장 변경 등 소각 관련 행정 절차는 5월 말까지 완료될 예정이며, 이후 MTS(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HTS(홈 트레이딩 시스템)를 통해 총발행주식 감소가 반영된 사항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이번 대규모 자사주 소각은 단순한 ‘보여주기’식 주주환원이 아닌, 실질적 가치제고와 시장 신뢰 회복을 위한 분명한 메시지다. 금융시장이 요동치는 시기, KB금융의 전략적 행보는 여타 금융지주사에도 중요한 기준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