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단백질 기반 탄저백신 개발 성공…
GC녹십자, ‘배리트락스’로 백신 주권 강화
97% 치사율 탄저균 막을 ‘국산 신약 39호’, 국가안보 핵심 전환점 될까
GC녹십자가 생물테러 위협 대응의 핵심 백신인 ‘배리트락스주’를 세계 최초로 단백질 항원 기반 방식으로 개발,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정식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치명률 97%에 달하는 1급 생물무기 탄저균에 대응하는 백신이 국산 신약 39호로 승인되면서, 국가 백신주권 확보와 공중보건 안보에 중대한 이정표가 세워졌다.
GC녹십자(대표 허은철)는 8일, 질병관리청과 공동 개발한 탄저백신 ‘배리트락스주’가 식약처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았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 승인은 2023년 10월 31일 신청 이후 약 5개월 만에 이뤄졌으며, 한국은 세계 최초로 단백질 항원 기반 탄저백신을 보유한 국가가 됐다.
탄저균은 일반 환경에서도 장기간 생존 가능하고 공기 중 살포가 쉬워, 생물테러에 가장 빈번히 거론되는 병원체 중 하나다. 특히 인체에 감염될 경우 폐탄저의 경우 치사율이 97%에 달해, 백신 확보는 곧 국가안보 자산으로 간주된다.
기존 탄저백신은 세균 배양 방식으로 제작되어 잔류 독소 위험이 있었지만, 배리트락스는 유전자 재조합 기술을 통해 방어항원(Protective Antigen, PA)만을 표적 제작했다. 이 항원은 탄저균의 주요 독소인자인 치사인자(LF), 부종인자(EF)를 세포 내로 전달하지 못하도록 막는 면역 반응을 유도한다. 그 결과, 부작용 우려는 줄이고 예방효과는 극대화하는 기술적 진보가 이뤄졌다는 평가다.
임상 2상 시험에서도 안전성과 유효성은 입증됐다. 건강한 성인 대상으로 진행된 시험에서 백신 접종군은 충분한 수준의 항체를 형성했으며, 중증 이상 반응은 보고되지 않았다. 경미한 이상 사례 또한 위약군과 차이가 없어,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했다.
탄저균 특성상 대규모 인체 시험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을 감안해, GC녹십자와 질병청은 동물모델 기반 임상 3상 대체 실험을 수행했다. 4회 접종 6개월 후에도 항체가 유지되며 높은 생존율을 나타낸 결과는 식약처 승인에 결정적 근거가 됐다.
GC녹십자는 이미 배리트락스의 자체 생산 설비를 갖추고 있어, 향후 정부 비축 수요에 즉각 대응 가능하다는 점도 강점이다. 향후 생물테러, 감염병 팬데믹 등의 국가 위기상황에 대비한 전략 물자로서 배리트락스가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허은철 GC녹십자 대표는 “이번 배리트락스 국산화는 단순한 신약 개발을 넘어, 백신주권 확보와 공중보건 안보라는 국가적 과제에 기여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깊다”며, “GC녹십자는 앞으로도 필수 의약품의 안정적 공급과 국산화를 위해 선도적인 역할을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GC녹십자의 이번 성과는 단순한 기업 성장을 넘어, 국가 차원의 전략 자산을 확보한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생물안보 위협이 현실화되는 시대, ‘배리트락스’는 그 자체로 방어선이자 외교적 카드가 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