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in PREMIUM=기획팀 ]
중국 AI 시장의 신흥 강자, 딥시크(DeepSeek) 글로벌 AI 판도 흔들다
헤지펀드에서 AI 기업으로, 딥시크의 출발
딥시크의 시작은 인공지능 기업이 아닌 중국의 양적 헤지펀드 하이플라이어 캐피털 매니지먼트(High-Flyer Capital Management)에서 비롯됐다. 창업자 량원펑(Liang Wenfeng)은 2013년 AI 알고리즘을 활용한 주식 거래 기업 Jacobi를 설립한 데 이어, 2015년에는 80억 달러(약 10조 6000억 원) 규모의 헤지펀드 High-Flyer를 창업했다.
2023년, High-Flyer는 금융 사업과 별개로 AI 연구소를 설립하며 본격적인 기술 개발에 나섰다. 이후 연구소가 독립 법인으로 분사되며 딥시크(DeepSeek)가 출범했다. 딥시크는 자체 데이터센터 클러스터를 구축하고, 중국 최고 대학 출신 AI 연구진을 대거 영입하는 한편,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채용해 AI의 범용적 활용 가능성을 극대화했다.
딥시크는 2023년 11월 DeepSeek Coder, DeepSeek LLM, DeepSeek Chat 등 초기 AI 모델을 발표했다. 이후 2024년 봄, 차세대 모델 DeepSeek-V2를 공개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DeepSeek-V2는 OpenAI, 구글 DeepMind, 메타(Meta) 등 주요 AI 기업들의 모델과 비교해도 성능이 뒤처지지 않으면서도 운영 비용이 현저히 낮은 점이 특징이다. 이에 따라 바이트댄스(ByteDance), 알리바바(Alibaba) 등 중국 내 AI 경쟁사들이 가격을 인하하거나 일부 모델을 무료화하는 등 시장 구조가 크게 변화했다.
2024년 12월 발표된 DeepSeek-V3와 2025년 1월 공개된 추론 모델 R1은 딥시크의 기술력을 입증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특히 R1 모델은 물리학, 수학, 과학 등 정량적 문제 해결에서 탁월한 성능을 보이며, OpenAI의 최신 모델과 견줄 만한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딥시크는 엔비디아(Nvidia)의 H800 GPU 2,000대를 사용해 불과 550만 달러(약 73억 원)의 비용으로 모델을 학습시켰다고 발표했다. 이는 일반적으로 수억 달러의 비용이 드는 AI 모델 훈련과 비교하면 파격적인 효율성을 자랑하는 수치다. 이에 따라 AI 업계에서는 딥시크의 훈련 비용과 성능이 과연 현실적인지에 대한 논란도 일고 있다.
딥시크는 오픈소스 전략을 적극적으로 채택하고 있다. 대부분의 AI 모델을 무료로 제공하거나 저렴한 가격에 배포하면서도, 명확한 수익 모델은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현재 AI 개발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Hugging Face 플랫폼에서 R1 기반 파생 모델이 500개 이상 생성되었으며, 250만 회 이상의 다운로드를 기록하는 등 딥시크의 영향력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Meta)의 Llama 시리즈 역시 오픈소스 전략을 취하고 있지만, 딥시크의 급부상으로 AI 시장 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딥시크의 성장은 AI 업계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딥시크의 R1 모델 발표 이후 엔비디아의 주가가 18% 하락하는 등 시장이 즉각적인 반응을 보였다.
OpenAI CEO 샘 알트만(Sam Altman)도 공식적으로 “딥시크의 R1 모델이 비용 대비 성능에서 매우 뛰어나다”고 평가하며 새로운 경쟁자의 출현을 인정했다.
딥시크는 효율적인 모델 훈련, 파격적인 오픈소스 전략, 빠른 연구개발(R&D)을 바탕으로 글로벌 AI 시장의 강력한 신흥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 중심의 AI 시장을 뒤흔들며 중국 AI 기술력을 전 세계에 각인시키고 있는 딥시크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OpenAI·메타·구글과의 경쟁에서 어떤 입지를 차지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