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평론가 김승곤의 사진읽기
작품명:난민캠프의 아이들
사진 :배중대 作 (주)태평양지퍼 대표이사
한국사진예술원 사진 : 배중대 CEO과정 제9기
난민캠프의 아이들
난민캠프의 아이들 - 사진 : 배중대 (CEO과정 제9기, (주)태평양지퍼 대표이사)
어떤 아이는 활짝 웃고 있고, 어떤 아이는 조금 겸연쩍은 표정으로 카메라를 바라봅니다. 모두 이방인에 대한 호기심이 많아 보이지만, 나이가 어린 쪽일수록 경계심이 덜 한 것 같습니다. 하루에 기껏 열댓 번 정도 웃는 어른들과 달리 아이들은 하루에 보통 3~4백 번씩이나 웃는다고 합니다. 아마도 생계를 책임져야 할 성인에 비해서 현실 인식이나 걱정이 적기 때문일 겁니다. 오늘 저녁 끼니를 어떻게 잇는가 보다도, 또래들과 어울려 노는데 관심이 더 큽니다. 웃을 일이 더 많아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겠지요.
2017년, 100만 명 가까운 소수민족 로힝야족이 미얀마 정부의 노골적인 정치탄압과 잔혹한 고문, 성폭력, 집단학살의 공포를 피해서 살던 곳을 떠나 방글라데시로 피난 왔습니다. 대나무와 천막 천으로 지어진 과밀한 난민캠프에는 약 120만 명의 난민(2019년 현재)이 수용되어 있습니다. 지난 3년 동안 태어난 7만 5천 명이 넘는 아이들을 포함한 약 68만 명의 어린이들은 전염병과 화재, 기상재해, 식량부족, 폭력, 인신매매 등 위험에 노출된 불안정한 상황 속에서 절망적인 하루하루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유엔의 아동권리협약은 모든 어린이는 안전한 가족환경과 행복, 사랑, 자유와 존엄, 평등을 제공받을 권리가 있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로힝야족 아이들에게는 아직 요원한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오늘은 다른 날입니다. 카메라를 향해서 웃고 있는 이 순간만큼은 적어도 본래의 아이들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이들이 웃는 것은 어쩌면 자신들을 찍고 있는 사진가 키가 크기 때문인지 모릅니다. 하지만 굳이 웃는 이유를 알아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아이들에게 웃음은 숨을 쉬는 것만큼 자연스러운 일일 테니까요.
글 : 김승곤 (사진평론가 / 한국사진예술원 주임교수. 국립순천대학교 전 석좌교수)
쓰쿠바대학교 대학원 예술학 석사
니혼대학교 사진학, 고려대학교 국문학 학사
저서‘읽는 사진’
2004년 일본사진협회 국제상
2003년 제3회 이명동사진상
2010~2011 서울사진축제 초대운영위원장
2004~2006 동강사진마을 초대운영위원장
한국사진예술원 SPC사진클럽은 국내 최대 CEO를 위한 사진예술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중이며 다양한 작품활동과 전시회를 개최 하고 있다. -편집자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