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이 “전자산업은 모바일 중심의 ‘IT 플랫폼 1.0’ 시대를 지나, 모빌리티 디바이스가 주도하는 ‘IT 플랫폼 2.0’ 시대로 전환됐다”며, 이 새로운 성장 기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장 사장은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5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삼성전기의 미래 신사업 비전을 담은 ‘Mi-RAE(미래)’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이 프로젝트는 △전장(Mobility) △로봇(Robot) △AI·서버(AI·Server) △에너지(Energy)의 앞글자를 따 미래 산업의 핵심 분야를 포괄한다.
장 사장은 “미래 산업의 발전은 부품과 소재 기술이 필수적”이라며, “삼성전기는 이 분야의 핵심 기술을 바탕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실리콘 캐패시터 △전장 카메라용 하이브리드 렌즈 △유리 기판 △고체산화물 수전해전지(SOEC) 등을 소개하며, 삼성전기가 추진 중인 신사업의 구체적인 계획을 밝혔다.
삼성전기는 지난해부터 고객사에 실리콘 캐패시터 샘플을 공급하기 시작했으며, 올해 고성능 반도체 패키지용 및 AI 서버용 실리콘 캐패시터 양산에 돌입한다. 실리콘 캐패시터는 반도체 패키지의 두께를 줄이고, 고속 데이터 전송에 유리한 특성을 지녀 차세대 고성능 시스템에 필수적인 부품으로 꼽힌다.
차량용 하이브리드 렌즈는 플라스틱과 유리 렌즈의 장점을 결합해 고온과 흠집에 강하며, 소형화와 경량화가 가능하다. 삼성전기는 올해부터 서라운드 뷰 모니터링(SVM) 및 운전자 모니터링 시스템(DMS)용 하이브리드 렌즈의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유리 기판 분야에서는 세종 사업장에 파일럿 라인을 구축했으며, 올해 고객사 샘플 프로모션을 통해 2027년부터 본격 양산에 나설 계획이다. 유리 기판은 플라스틱 대비 변형이 적고 신호 특성이 우수해 서버 중앙처리장치(CPU) 및 AI 가속기 등 하이엔드 제품 중심으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기는 탄소중립 시대를 겨냥해 고체산화물 수전해전지(SOEC) 및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 기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SOEC는 고온에서 물을 전기 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로, 내년에는 SOEC 셀을 쌓아올린 스택(Stack) 개발에 나설 예정이다. 2027년 이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로봇과 AI 패키지 기술에도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광학 설계와 정밀 가공 기술, 센싱 및 구동 기술을 융합해 휴머노이드 및 시스템·AI 데이터 처리용 패키지 기판, MLCC, 카메라 모듈 등을 개발 중이다.
장 사장은 “삼성전기의 축적된 기술력을 기반으로 IT 플랫폼 2.0 시대의 기회를 놓치지 않을 것”이라며, 신사업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