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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기업 지속 가능 경영 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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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14-11-04 01:34:23
  • 수정 2024-03-01 16:3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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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0년 기업의 비밀 DNA 국내 중견기업의 몰락과 부활 - 2
커버스토리 100년 기업 지속 가능 경영 해법 100년 기업의 비밀 DNA 국내 중견기업의 몰락과 부활 - 2 영화 ‘명량’이 개봉 36일 만에 누적관객수 1700만 명을 돌파했다. 현재까지 ‘명량’은 역대 최고의 평일 스코어(98만), 역대 최고의 일일 스코어(125만), 최단 기간 100만 돌파(2일), 최단 기간 300만 돌파(4일), 최단 기간 500만 돌파(6일), 최단 기간 1000만 돌파(12일), 개봉 18일째 ‘아바타’를 뛰어넘어 역대 박스오피스 1위를 달성했다. 개봉 36일째 1700만 관객을 돌파했다. 한국영화 사상 최고의 매출액 신기록(1284억 원) 달성 등 각종 기록을 갈아치웠다. 무서운 기세다. 무엇이 영화 ‘명량’을 승승장구하게 했을까? 세월호 참사, 군대 안에서의 사건 사고 등으로 시끄러운 시국에서 이 영화의 흥행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바로 리더십이다. 2014년 4월 16일, 승객 300여 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된 세월호 사건에서 선장을 비롯한 관계 공무원, 정부 부처의 장들의 리더십은 중대한 타격을 입었다. 이런 와중에 이순신 장군의 임진왜란 당시를 그린 영화가 흥행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는 건 시사하는 바가 크다. 기업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이끄는 리더의 중요성은 말할 필요도 없다. 기업의 리더는 그 기업의 핵심이자 기업이라는 몸을 움직이는 브레인이기 때문이다. 100년 기업의 비밀 DNA 두 번째 글에서는 국내 기업의 성공 사례와 중견 기업의 몰락과 부활을 다루고자 한다, 일류 기업의 흥망성쇠를 통해 지속 가능 기업의 성장 해법을 찾아본다. CEOIN 이슈팀 ceoinissue@ceoinnews.co.kr

커버스토리

100년 기업 지속 가능 경영 해법

100년 기업의 비밀 DNA

국내 중견기업의 몰락과 부활 - 2

영화 ‘명량’이 개봉 36일 만에 누적관객수 1700만 명을 돌파했다. 현재까지 ‘명량’은 역대 최고의 평일 스코어(98만), 역대 최고의 일일 스코어(125만), 최단 기간 100만 돌파(2일), 최단 기간 300만 돌파(4일), 최단 기간 500만 돌파(6일), 최단 기간 1000만 돌파(12일), 개봉 18일째 ‘아바타’를 뛰어넘어 역대 박스오피스 1위를 달성했다. 개봉 36일째 1700만 관객을 돌파했다. 한국영화 사상 최고의 매출액 신기록(1284억 원) 달성 등 각종 기록을 갈아치웠다. 무서운 기세다.

무엇이 영화 ‘명량’을 승승장구하게 했을까? 세월호 참사, 군대 안에서의 사건 사고 등으로 시끄러운 시국에서 이 영화의 흥행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바로 리더십이다.

2014년 4월 16일, 승객 300여 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된 세월호 사건에서 선장을 비롯한 관계 공무원, 정부 부처의 장들의 리더십은 중대한 타격을 입었다. 이런 와중에 이순신 장군의 임진왜란 당시를 그린 영화가 흥행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는 건 시사하는 바가 크다.

기업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이끄는 리더의 중요성은 말할 필요도 없다. 기업의 리더는 그 기업의 핵심이자 기업이라는 몸을 움직이는 브레인이기 때문이다.

100년 기업의 비밀 DNA 두 번째 글에서는 국내 기업의 성공 사례와 중견 기업의 몰락과 부활을 다루고자 한다, 일류 기업의 흥망성쇠를 통해 지속 가능 기업의 성장 해법을 찾아본다.

CEOIN 이슈팀

ceoinissue@ceoinnews.co.kr


포브스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전세계 산업 시장에서 100년을 넘는 기업은 미국이 152개, 영국 41개, 일본과 독일이 각각 45개, 24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두산그룹과 한국전력공사 2개다. 산업 전문가들은 향후 10년에는 기업 중 30%만이 현재의 핵심 사업을 이어갈 수 있으며 나머지 40%는 다른 기업에 인수 합병을 당할 것이고, 나머지 30%는 시장에서 사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기업의 영속성을 위한 조건은 정신적 DNA, 사회적 진정성을 포함한 리더십이다. 자신이 변화에 성공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는 기업의 구성원들의 변화를 강요할 수는 없다. 임원부터 말단 직원까지 모두 스스로부터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






아이리버, 화려한 부활의 행진곡

삼각형 기둥 모양의 MP3플레이어 ‘아이리버 프리즘’은 출시 당시 선풍적인 인기였다. 아이리버가 있게 했던 일등공신이기도 제품으로, 아이폰 못지않은 ‘혁신’의 상징이었다. 그리고 그 후 10년, 몰락의 길을 걸으며 암흑기로 빠져들었던 아이리버는 SK텔레콤에 인수되며 화려한 부활을 예고하고 있다.

아이리버의 전신 레인콤은 미국 시장 진출 6개월 만에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소니의 워크맨보다 더 작고 가벼운 휴대용 플레이어를 원했던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창립 당시 100억 원에 못 미쳤던 매출액은 2003년 2000억 원대, 2004년 4000억 원대로 뛰었다. 대표적인 벤처 1세대 성공사례로 알려진 것도 바로 이 때다.

코스닥 시장에도 화제를 모으며 입성했다. 2003년 12월 공모청약을 진행한 레인콤은 공모가가 4만7000원으로 그 해 입성한 코스닥 기업 중 최고의 공모가를 기록했음에도 480대 1이라는 엄청난 경쟁률을 자랑하며 인기를 끌었다. 투자된 자금만 해도 3조원에 육박했다. 화제는 몇 달 간이나 이어져 4개월 후에는 10만 원대를 넘어서기도 했다.

레인콤의 황금기를 만든 제품은 단연 ‘프리즘’이다. 수많은 아류 디자인을 만들어내기도 했던 이 제품은 기능과 함께 독특한 디자인으로 주목받았다. 베스트바이를 통해 100만대 이상이 판매되며 밀리언셀러에 등극했으며, 그 후속작인 크래프트마저 밀리언셀러 반열에 올랐다.

그러나 아이리버의 황금기는 오래 가지 못했다. 애플이 파격적으로 낮은 가격에 아이팟을 출시했고, ‘아이튠즈’라는 음악 관리 구매 시스템을 선보이며 레인콤을 밀어낸 것이다. 하드웨어 싸움에서 결코 밀리지 않았지만 소프트웨어에서 애플을 따라잡지 못한 것이 패인으로 지적됐다.

MP3 플레이어 시장은 2000년대 중반 이후 레드오션으로 변하고 있어 이를 대체할 새로운 제품군을 찾았야 했지만, 새롭게 선보인 컨버전스 기기들의 실적은 그리 좋지 못했다. 게임과 멀티미디어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와이브로 기기 ‘아이리버 G10’에 사활을 걸었지만 출시조차 되지 못했다. 국내 시장에서는 명맥을 유지했지만, 이마저도 MP3플레이어와 전자사전에 기댄 매출이었다.

주가와 매출액은 나란히 하향곡선을 그렸다. 2006년 말 보고펀드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으나 암흑기를 벗어나기에는 한참 부족했다. 2009년에는 레인콤에서 아이리버로 사명도 변경했으나 큰 변화는 없었다. 한때 2000명이 넘었던 직원 수는 100명 이하로 줄었다. 스마트폰의 출시로 MP3플레이어는 물론 멀티미디어 기기들도 시장에서 사장되기 시작하면서 13분기 동안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아이리버를 위기에서 구한 구원투수는 고품질의 음원 재생기로 주목받는 ‘아스텔앤컨’이었다. 아스텔앤컨은 스튜디오에서 녹음된 고음질의 원음(MQS) 음원을 재생해주는 기기로, 고가의 오디오 장비를 손 안에 들어가는 휴대용 기기 안에 압축했다고 보면 된다. 비교적 낮은 품질의 음원을 대량으로 압축해 음악을 듣던 소비자 층에게 양질의 음악은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고, 시장에 어필하기 시작했다.


세계 시장에서 MP3플레이어 하나만으로 주목받은 아이리버가 이제는 MP3보다 한 단계 위의 음원인 MQS 재생기로 ‘제2의 벤처신화’를 쓸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삼보컴퓨터 출신의 전문경영인 박일환 대표는 1년 동안 연구개발에 매달린 끝에 2012년 10월 아스텔앤컨 첫 모델인 AK100을 선보였다. 70만 원 대라는 만만찮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불티난 듯 팔렸다.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반응이 더 좋아 유명 IT잡지에 잇따라 소개되는가 하면 음악 전문가들의 러브콜이 이어졌다. 이에 힘입어 아이리버는 4년 만에 흑자로 돌아섰으며, 최근에는 인수전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SK텔레콤이 선정됐다.

세계 시장에서 MP3플레이어 하나만으로 주목받은 아이리버가 이제는 MP3보다 한 단계 위의 음원인 MQS 재생기로 ‘제2의 벤처신화’를 쓸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국내 기업의 위기 대응 사례

마하 경영으로 혁신 선도하는 삼성전자

“세계 최고였던 노키아도 몰락했습니다. 소니도 추락했습니다. 이번엔 우리 차례일 수 있습니다. 자만하면 안 됩니다”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본사 빌딩 곳곳에 설치된 모니터에서는 이런 메시지가 계속 뜬다. 삼성전자 임직원은 출퇴근 때는 물론 업무 중 사무실을 오가며 수없이 이 메시지를 듣고 봐야 한다.

삼성전자의 이 같은 위기감 고취는 ‘마하 경영’의 일환이라는 관측이 재계에서 나오고 있다.

마하 경영은 “제트기가 음속을 돌파하려면 비행기 설계뿐 아니라 엔진과 소재, 부품 등 모든 것을 다 바꿔야 할 만큼 혁신이 필요하다”는 것으로, 이건희 회장이 2006년 3월 사장단 회의에서 처음 제시했고 올해 삼성의 핵심 경영 키워드다.

삼성은 최근 삼성인력개발원에서 차례로 진행한 임원 세미나에서도 마하 경영의 의미를 집중 교육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이 정체된 데다 반도체, TV 등에서도 중국의 추격이 거세지는 등 혁신적인 변화 없이는 지속 성장이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삼성이 예전부터 한발 앞서 위기를 경고하고 이에 대비하기는 했지만 지금은 강도와 차원이 다른 분위기다. 임원들이 직원과 얘기할 때도 예전엔 단순히 위기를 강조해왔지만, 지금은 그 수위가 달라졌다. 진짜 ‘망할 수 있다’로 발언의 수위가 높아졌다는 전언이다.


사업 다각화와 2세 경영으로 혁신한 진주햄

삼성이나 LG 같은 대기업만이 혁신의 주체로 선 것은 아니다. 규모는 대기업보다 작지만 탄탄한 성장세를 보이는 곳도 있다.

1963년에 출범해 역사가 깊은 회사지만 진주햄은 2000년대 초중반까지 매출액 500억 원대를 오가며 가파른 성장률을 보이지 못했다. ‘천하장사’라는 빅 히트 상품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잘 팔리는 상품에만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진주햄은 안주하지 않았다. 경영진에 창업 2세대의 ‘젊은 피’가 수혈되면서 2006년 600억 원을 돌파한 후 지난해 1000억 원까지 쉼 없는 성장세를 자랑한다. 2010년대 들어 소시지 외에도 참치, 만두, 육포 등 300여 가지 제품 생산 체제로 체질을 바꿨다. 더불어 천하장사와 같은 친근한 브랜드 개발에도 힘을 쏟았다.

최근에는 글로벌 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하고 있다. 중국 진출 사연도 극적이다. 천하장사 소시지는 소· 돼지고기 등 육류가 아니라 물고기, 즉 어육으로 만들었다. 그래서 소시지 색깔도 붉은색이 아니라 흰색과 베이지색에 가깝다. 원래는 이걸 들고 미국 시장 진출을 타진했다. 하지만 미국은 육류 소시지 위주 시장이라 어육 소시지에는 관심이 덜했다. 하지만 중국은 상황이 달랐다. 육류 가공 제품은 통관이 까다롭고 내수 시장에도 이미 다양한 제품이 깔려 있었다. 반면 어육 소시지는 생소한 데다 한국 히트상품이란 소문이 돌면서 소비가 늘기 시작했다.

2011년 8300만원에 불과했던 중국 수출액이 지난해엔 58억 원으로 급증했다. 박정진(40), 박경진(35) 젊은 두 경영자가 함께 기획한 토마스기차 브랜드를 입힌 소시지도 한국에서는 반응이 그저 그랬지만 중국 어린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올해만 중국 매출액 100억 원을 바라보는 이유다.

중국에서의 여세를 몰아 최근엔 바뀐 CI를 내세워 보다 적극적인 영업에 나서고 있다. 사명은 진주햄을 유지하지만 영문 브랜드에선 ‘햄’을 뺀 ‘JINJU’만 쓴다. 다양한 아이템을 다루는 글로벌 식품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다. 2020년 목표 매출액은 3000억 원이다.


경영진에 창업 2세대의 ‘젊은 피’가 수혈되면서 2006년 600억 원을 돌파한 후 지난해 1000억 원까지 쉼 없는 성장세를 자랑한다. 2010년대 들어 소시지 외에도 참치, 만두, 육포 등 300여 가지 제품 생산 체제로 체질을 바꿨다. 더불어 천하장사와 같은 친근한 브랜드 개발에도 힘을 쏟았다.



우수 장수기업 발굴, 세제 금융 지원

중소기업중앙회와 한국중견기업연합회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명문 장수기업 정책포럼’은 올해 4월 8일 전체회의에서 ‘명문 장수기업’을 일자리 창출의 주역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포럼은 중소·중견기업 1·2세대 대표, 경영·조세·기술·금융 전문가 등 다양한 경영전문가로 구성됐다.

이날 포럼에서는 중소·중견기업 CEO의 급격한 고령화 등에 대응해 가업승계 지원 확대를 포함한 종합적인 ‘장수기업 육성 대책’의 정책방향이 제시되고 세부적인 실행방안이 나왔다. 이와 함께 장수기업의 중장기 전략경영에 적합한 경영체제를 연구해 관련 가업승계 모델과 제도개선 방안을 내놓고 명문 장수기업 인증제도 및 혁신역량별 맞춤형 지원방안도 제시했다. 이와 함께 기업의 혁신역량을 제고하기 위한 ‘장수기업 명문가 프로젝트’를 중점 연구, 장수기업 협회, 지역별 가업승계 지원센터 등 지원 네트워크 구축도 하기로 했다.

김순철 중소기업청 차장은 이날 축사를 통해 “명문 장수기업은 세대를 이어 존속하며 일자리 창출·유지, 기술의 계승·발전 등을 통해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우량기업을 의미한다. 우리는 근대 산업 역사가 짧아 100년 이상 장수기업이 6개에 불과하다”며, “청년실업 해소 및 안정적 일자리 창출을 위해 사전증여 활성화 등 제도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참고로 6개 기업은 두산(1896년 창립), 동화약품(1897), 신한은행(1897), 우리은행(1899), 몽고식품(1905), 광장(1911) 등이다.


장수기업의 중장기 전략경영에 적합한 경영체제를 연구해 관련 가업승계 모델과 제도개선 방안을 내놓고 명문 장수기업 인증제도 및 혁신역량별 맞춤형 지원방안도 제시했다



살기 좋은 지역에 몰린 기업 투자

‘일자리 만들기’는 중앙정부는 물론 지방정부에 있어서도 우선순위가 높은 정책 현안이다. 일자리를 늘리거나 새로 만들고 여러 가지 파생된 경제적 부가 지역민에게 골고루 나누어지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지방정부들은 앞다퉈 각종 세제 감면과 규제 완화 같은 친 기업 정책을 펼치고 있다.

지자체 간 경쟁이 활성화된 미국에선 이런 경쟁이 더 뜨겁다. 기업하기 좋은 곳으로 이름난 지역일수록 비결이 있다. 지난해 미국 포브스지가 선정한 기업하기 좋은 지역 1위에 꼽힌 아이오와주 디모인시가 대표적이다. 아이오와주의 주도인 디모인은 일찍부터 기업 유치에 힘썼다. 인구 60만 명이 채 안 되는 이곳에 미국의 대형 은행인 웰스파고는 지난 10년 동안 4000개 이상의 일자리를 만들었다. 디모인에서 고용한 전체 인원만 1만3000명에 달한다. 페이스북이나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첨단 IT기업도 이곳에 진출해 있다.

페이스북은 지난해 4월 “3억 달러(약 3215억 원)를 추가로 투자해 디모인에 데이터센터를 짓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MS는 그 두 배가 넘는 6억7800만 달러(약 7265억 원)를 들여 2009년에 완공한 데이터센터를 확대하기로 했다.

기업들의 투자와 고용이 이어지면서 디모인의 지역총생산 성장률은 연 3.7%에 달한다. 비결은 상대적으로 싼 인건비와 우수한 노동력이다. 전체 노동자 중 고등학교 졸업자가 92%에 달한다. 학사 학위를 가진 노동자는 전체의 36%다. 지방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공조 덕에 기업 관련 비용은 미국 전국 평균보다 17% 낮다.

저렴한 에너지 비용도 무기다. 아이오와 주의 에너지 비용은 전국 평균보다 22% 더 싸다. 대규모 전력이 드는 데이터센터 유치에 유리할 수밖에 없다.

주 단위로 볼 땐 미국 텍사스 주가 두드러진다. 텍사스 주는 2009년부터 2011년 사이에 37%의 새 일자리 증가율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미국 제조업 전반이 침체 일로였다는 걸 감안하면 놀라운 수치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미국 내 상위 200대 도시 중 일자리 성장이 기대되는 상위 10개 지역에 텍사스 주도인 오스틴을 비롯해 주 내 7개 도시가 선정됐다. 오스틴은 2015년까지 매년 4%의 일자리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텍사스의 성공과 관련해 포브스는 “주 소득세율이 0%인 데다 느슨한 정부 규제, 친기업적 정부와 재판부가 릭 페리 주지사가 주장해 온 ‘텍사스의 기적’을 만들어 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최근 다소 주춤하긴 하지만 스웨덴 창업 경제의 상징으로도 통하는 스톡홀름 ‘시스타 사이언스 시티’는 지방정부 주도로 계획돼 성공을 이뤘다. 강점은 우수한 인력의 원활한 공급. 이를 위해 스웨덴왕립공과대학과 스톡홀름대학이 연합해 대학을 세우고, 입주 기업에 필요한 인력을 지원했다.

물론 이런 성공 사례들을 무작정 받아들이기보다 친기업 정책이 실제 기업 설립 및 유치에 얼마나 중요한 요인인지를 따져봐야 한다. 정책을 통해 얼마만큼의 일자리를 만들어 냈는지, 일자리가 실제로 해당 지역 주민 고용에까지 이어졌는지 좀 더 세밀한 분석이 필요하단 얘기다.

기업 유치가 이뤄졌더라도 업종에 따라 일자리 창출효과가 그리 크지 않은 경우도 있고, 필요 인력의 기술 수준이 높아 해당 지역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 인력이 유입되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결과는 지금까지 다수의 지방정부가 심혈을 기울여 온 기존의 기업 유치 및 창업지원 전략에 수정이 필요함을 말해 주고 있다. 연구 결과대로라면 기업에 금전적인 유인을 주는 것보다 기업가와 근로자가 살고 싶어 하는 환경을 만드는 일에 우선해야 한다.

그리고 기업 유치를 통한 경제 성장이 해당 지역의 삶의 질을 제고할 수도 있지만, 거꾸로 해당 지역의 높은 삶의 질이 기업 유치를 가능하게 하는 실질적인 동력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적극적인 인수 합병으로 기업 살리기

구글은 지난해 12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의미심장한 답신을 보냈다. SEC는 미국 이외 지역에서 보유하고 있는 현금 자산의 사용계획이 무엇인지 질의했었다. 구글은 “앞으로 최대 300억 달러(약 30조8000억 원)를 미국 이외 지역에서 기업 인수·합병(M&A)에 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글이 해외에서 보유한 현금 자산은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345억 달러(약 35조 원)에 이른다. 이 돈의 대부분을 M&A에 쓰겠다는 것이다.

구글은 ‘기업 쇼핑’에 적극적이다. 지난해 이스라엘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형 내비게이션 업체 웨이즈(Waze)를 비롯해 20개 기업을 인수했다. 올해도 원격 온도조절장치 같은 스마트 홈 기기를 제조하는 네스트랩스를 32억 달러에 사들이는 등 여러 분야에서 유망한 신생기업을 흡수하고 있다. 구글이 지난 10년 동안 인수한 기업은 약 130개에 이른다.

구글이 M&A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가장 큰 이유는 다양한 성장엔진 확보에 있다.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시장 상황에 대처하면서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다. 구글뿐만 아니다. IT 기업은 물론 전통적 제조·서비스 업체까지 M&A에 뛰어들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촉발된 불황이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조짐이 보이자 너도나도 아껴둔 실탄을 아낌없이 쏟아내고 있다. 바야흐로 M&A의 계절이 오고 있다.

이에 비해 국내 기업은 주춤거리고 있다. 새로운 성장엔진을 만들고, 덩치를 키워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한순간에 몰락할 수 있다. 경기 회복기에 앞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성장에 치명타를 입을 수도 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국내 M&A 건수는 지난해 크게 위축됐다. 2010년 811건에서 2011년 629건, 2012년 525건으로 감소하다 지난해 400건으로 크게 낮아졌다. 재계 관계자들은 경기회복에 대한 확신이 없는 데다 마땅히 돈을 풀 만한 사업 영역·모델을 찾지 못해서라고 보고 있다.

그나마 지난달 다음과 카카오가 합병을 발표하면서 시장에 불씨를 던졌다. 다음카카오는 경쟁력 강화를 위해 앞으로 M&A에 적극 나설 예정이다.

그러나 일부 기업들은 차츰 M&A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롯데쇼핑은 5년 내에 해외에서 백화점 20개를 출점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M&A나 신규 투자를 저울질하고 있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상반기 롯데인천개발의 인천터미널 부지를 인수했고, 2012년에는 하이마트를 사들이기도 했다.

“M&A는 기업이 자율적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해 핵심역량을 높이는 동시에 중소·벤처기업에는 제2의 성장기회를 준다”며 “경제 역동성을 높이기 위해 각종 규제를 걷어내고 M&A 활성화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잇단 M&A를 통해 빠른 속도로 성장했던 STX그룹이 무너지면서 재계에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 하지만 머뭇거리다가 경쟁기업에 뒤처질 수 있다. 외국인과 외국기업의 국내 M&A 금액은 2011년 19억7100만 달러로 최저점을 기록한 뒤 지난해 49억7900만 달러까지 올랐다. 해외 시장은 물론 안방조차 지키지 못할 수도 있다.

꼼꼼하게 준비해 거품 없는 M&A를 성사시키면 단숨에 미래와 이득을 얻을 수 있다. 미국의 소형 건설장비 회사인 ‘밥캣’을 인수한 두산그룹이 대표적 사례다. 두산그룹이 2007년 49억 달러에 인수한 밥캣은 한때 애물단지였다. 인수자금 가운데 39억 달러를 외부에서 빌려야 하는데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치면서 자금조달에 차질을 빚었고 기업가치가 떨어지면서 이중고를 겪었다. 밥캣은 2008∼2009년에 적자 규모만 2조5000억 원을 기록했고, 모회사인 두산인프라코어가 자본금 1조원을 추가로 투입해야 할 정도까지 됐다.

암담하던 상황은 밥캣이 2010년 3분기부터 14분기 연속 흑자행진을 이어가면서 달라졌다. 이제 밥캣은 두산그룹의 든든한 현금창출원이다. 재계 관계자는 “M&A는 기업이 자율적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해 핵심역량을 높이는 동시에 중소·벤처기업에는 제2의 성장기회를 준다”며 “경제 역동성을 높이기 위해 각종 규제를 걷어내고 M&A 활성화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독이 될 수 있는 경제적 평등주의”

한국경제는 개발연대 30년 간 세계최고수준의 고도성장을 구가하며 ‘한강의 기적’을 창출했다. 그러나 민주화시대 이후 30년 간은 저성장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해결점은 투자와 일자리창출을 통해 성장을 촉진시켜야 한다. 선진경제로 도약하기 위해선 어떤 정책과 패러다임을 구사해야 하는지 경제학자이자 기업연구가인 좌승희 KDI 정책대학원 초빙교수가 그 답을 제시했다.

박정희 대통령 시절 개발연대의 한강의 성장 신화는 차별화경제정책과 신상필벌원칙을 충실히 적용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남들보다 열심히 하는 기업과 개인에게 동기부여와 인센티브를 줌으로써 경제발전을 가져왔다는 것이다. 반면 지난 30년간 저성장고착화는 ‘이웃이 흥하면 내가 망한다’는 마르크스주의 사상과 경제평등주의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좌승희 회장은 6월 27일 미디어펜이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관에서 개최한 ‘기업정책과 한국경제의 진로’ 세미나에서 기조강연을 했다. 이날 발표에서 신상필벌 및 차별화 경제와 경제평등주의를 대비시켜 한국경제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조명해 관심을 끌었다. 현재와 같은 경제민주화와 경제평등주의 포퓰리즘 정책은 경제의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기업들의 해외탈출을 조장해 저성장체제를 더욱 악화시킬 뿐이라고 경고했다.

대기업정책에 대한 의견도 제시했다. 재벌의 경제력 집중이 문제가 된다면, 즉 삼성과 현대자동차, LG, SK가 논란이 된다면 이들 재벌들을 청산할 것이 아니라 더 많은 삼성과 현대차가 나오도록 경쟁을 촉진시켜야 한다는 설명이다. 지금처럼 삼성은 전자, 현대차는 자동차 분야로 고착된 시장진입제한을 과감히 없애 국내외 경쟁을 촉진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좌회장은 국가가 30여 년 동안을 대기업은 싫고 중소기업만 사랑한다고 하면, 어떤 결과가 일어났는지 고민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경우 삼성 현대차 등 대기업은 점차 사라지고 고만고만한 중소기업 천국으로 전락할 것이라는 경고다. 그는 “포퓰리즘적 경제정책과 평등주의 경제정책들이 지속되면 한국경제는 선진경제도약은 고사하고 후발경제에 추월당할 날이 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해외시장 개척으로 해결책 모색

내수 시장을 넘어서 광범위한 해외시장의 개척은 경제발전의 키워드다. 우리나라도 과거 수출확대를 통해 고도의 경제성장을 이룬 바 있다. 하지만 수출이 대기업 중심으로 이뤄지는 데다 소수의 주력 품목에 집중되면서 저성장의 늪에 빠져 있다.

유럽발 금융위기 때에도 경제적 타격을 거의 입지 않았다. 이러한 독일의 경제적 저력으로 '히든챔피언'이 꼽힌다. 히든챔피언은 헤르만 지몬이 정의한 개념인데 세계시장 점유율 3위 이내 또는 소속 대륙 시장점유율 1위, 매출액 40억 달러 미만의 잘 알려지지 않은 기업을 칭한다. 이들은 세계적 경제위기 속에서도 글로벌시장을 선도해 독일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세계적 휴대폰 기업이었던 노키아의 몰락으로 핀란드는 다양한 분야의 기업생태계 육성이 필요하다는 점을 자각했다. 대기업 쏠림현상이 심한 경제구조를 가지고 있는 우리에게도 좋은 교훈이 될 수 있다. 창조경제 시대, 창조적 혁신이 주도하는 성장 패러다임에 발맞추기 위해서는 더 많은 글로벌 강소기업의 발굴ㆍ육성이 필요하다. 세계시장으로 뻗어나가 활약할 우수 중소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대기업 주도형 경제구조에서 벗어나 제한적인 내수시장을 극복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 이와 함께 중소기업의 기술수준을 대기업이나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 올릴 수 있도록 다각적인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은 기술력으로 무장된 글로벌 강소기업 육성을 위해 다양한 정부기술개발사업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우수기술연구센터(ATC)사업'과 '전문소재기업육성(WPM)사업' '글로벌 강소기업 육성사업' 등의 사업에 올해 1,551억 원을 지원했다.

기업은 이러한 정부의 기술개발 지원정책을 적극 활용해 글로벌 기술력을 확보하고 생산성 향상 등 연구개발 혁신활동을 펼쳐나가야 할 것이다. 우리 중소기업들이 글로벌 수준에 걸맞은 경쟁력을 확보해 세계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강소기업으로 발전하고 나아가 독일의 히든챔피언처럼 글로벌 스타기업으로 성장해 우리 산업의 진정한 주역으로 활약할 미래를 기대해본다.



세계시장으로 뻗어나가 활약할 우수 중소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대기업 주도형 경제구조에서 벗어나 제한적인 내수시장을 극복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 이와 함께 중소기업의 기술수준을 대기업이나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 올릴 수 있도록 다각적인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강력한 경쟁의 도구, 벤치마킹

벤치마킹은 기계, 전자, 소프트웨어 등 모든 산업계와 다양한 정책분야에 보편적으로 쓰이는 경영 혹은 기술개발의 한 기법이다. 일반적으로 최고 수준과 자신의 수준 차이를 확인하고 그 원인과 함께 상호 간 장단점을 분석해 새로운 전략을 마련하는 기법을 의미한다. 원론적 벤치마킹의 목적은 대상과 동일한 목표를 설정하고 추진하는 카피캣(copycat)과는 구분되는 개념이다.


화가 피카소는 “좋은 작가는 베끼고 위대한 작가는 훔친다”는 말을 남겼다. 다른 화가들의 특성을 열심히 익히고 자신만의 스타일로 체화해서 독특한 예술세계를 완성하고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했기 때문이다.


최근 정부가 창조경제 실현의 핵심 수단으로 다양한 창업 정책을 추진하면서 다양한 국가의 창업 정책 및 성과 등이 언론 등을 통해 소개되고 있다. 그러나 스타트업 국가인 이스라엘, 독일의 강소기업, 노키아의 몰락으로 창업 붐이 일고 있는 핀란드 등에 대한 정부와 언론의 관심이 마치 패션 아이템의 유행처럼 옮겨가고 있는 듯하다. 우리나라가 이들 나라 관련 정책에 있어 최고의 벤치마커로 등장한 것이다. 위의 나라들에 대한 벤치마킹 정보가 각종 언론과 전문가 탐방, 해당국 전문가 초청 강연 등을 통해 경쟁적으로 쏟아지고 있다. 이들의 제품과 서비스 정보, 인수합병 소식, 최고경영자(CEO)의 언행들뿐만 아니라 근무환경까지 우리나라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종사자들뿐만 아니라 웬만한 대학생, 직장인이면 모두가 알고 있을 정도다.

최근 유행처럼 다시 각광받는 곳은 바로 실리콘밸리다. 세계적 하이테크 기업인 애플, 인텔, 구글, 시스코 시스템즈, 페이스북뿐만 아니라 이제는 자동차 기업인 테슬라 모터스도 실리콘밸리에 둥지를 트는 등 실리콘밸리는 21세기 글로벌 혁신의 랜드마크임에는 틀림없다. 마치 우리나라 스타트업기업들은 이스라엘 정신으로 창업해서 최종 목적지를 실리콘밸리로 진출해야만 성공한 듯한 인상이다.

화가 피카소는 “좋은 작가는 베끼고 위대한 작가는 훔친다”는 말을 남겼다. 다른 화가들의 특성을 열심히 익히고 자신만의 스타일로 체화해서 독특한 예술세계를 완성하고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했기 때문이다.

정책 벤치마킹은 해당 정책이 만들어진 나라나 지역의 경제, 사회, 문화, 정치적 배경에 대한 검토가 우선돼야 한다. 우리나라에 적용할 수 있는지 여부와 현지화 가능성을 파악하기 위한 우리만의 성공적 혁신모델 개발과정이 필요하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 교차공급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와 소재 사업을 하고 있는 케이씨텍은 삼성전자·삼성디스플레이·LG디스플레이·하이닉스 등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특정 제품을 독점 공급하는 기업을 제외하면 이런 비즈니스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국내에서 매우 드문 사례다.

고객사의 설비 투자에 따라 매년 수주 실적이 바뀔 수는 있지만 고객사별 공급 비중도 비슷하게 이어가고, 사업 부문 내에서도 장비와 소재 어느 한쪽에 치중하지 않으려고 한다. 이 회사는 처음부터 성장이 더디더라도 건전한 긴장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장기적인 안목에서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 그 예상은 적중해 설비 투자 침체에도 불구하고 소재 사업이 뒷받침돼 양호한 실적을 올릴 수 있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성장을 논할 때마다 ‘교차 공급’은 단골 메뉴다. 부품·소재나 장비 기업에는 규모의 경제를 이뤄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발판을 만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제다.

그러나 업계에는 조금 먼 이야기로 들릴 수 있다. 정부가 강력한 동반성장 정책을 펼친다고 하더라도 실제 거래 관행을 개선하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폐쇄적인 거래 관계를 바꾸기 위해서는 삼성·LG 등 고객사들이 먼저 생태계 조성을 위해 나서야만 한다.

이에 비해 중소 협력사도 그만큼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한쪽에만 공급할 경우 물량을 더 주겠다는, 혹은 가격을 높여주겠다는 달콤한 제안이 들어와도 흔들리지 않고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성장을 논할 때마다 ‘교차 공급’은 단골 메뉴다. 부품·소재나 장비 기업에는 규모의 경제를 이뤄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발판을 만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제다.


과거 노키아가 전성기를 구가하던 시절 휴대폰 부품을 공급했던 협력사들은 30% 룰을 지켰다고 한다. 국내 제조업 현실에서는 생소한 일이기는 하지지만 노키아가 이를 권장했기에 가능했다. 긴장 관계가 있어야 사업 구조가 건강해진다는 믿음에서다. 비록 노키아는 몰락했지만 지금도 당시 협력사들은 노키아를 그리워한다.

의존도가 높을 경우 리스크 관리가 힘들다는 것은 삼성 내 계열사 실적으로도 입증됐다. LG화학·LG디스플레이·LG이노텍 등 LG그룹 부품소재 계열사들은 상대적으로 삼성그룹보다 관계사 의존도가 낮다. LG전자가 어려워지면서 해외 시장을 개척해야만 살아남는다는 위기 의식이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고객을 다변화하는 요인이 됐다. 삼성전자 의존도가 높았던 삼성디스플레이·삼성전기·삼성SDI 등은 최근 삼성전자 스마트폰117 사업 실적 악화와 함께 어느 때보다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지난 1분기 삼성디스플레이는 출범 이후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했으며, 삼성전기는 가까스로 흑자를 낸 정도다.

특정 고객사에 치중하는 거래 관행을 지금이라도 바꾸지 않으면 국내 제조업 생태계는 언제든 무너질 수 있다. 환경 조성을 위해 국가적 차원에서 관심을 쏟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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