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그룹,
오너 부재 속 실적 부진과 경영 불안…
삼성SDI 출신 임원 영향력 커져
에코프로그룹이 오너 부재로 인해 경영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동채 전 회장이 지난해 5월 미공개 정보 이용 혐의로 법정구속된 지 1년이 지나면서 그룹의 실적이 급감하고 주가가 하락하는 등 경영상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
에코프로는 올해 1분기 29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고,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에이치엔도 각각 93.8%와 38.7% 영업이익 감소를 보였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13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주가 역시 최고점 대비 큰 폭으로 하락했으며, 액면분할 이후에도 지지부진한 상태다.업계는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전기차 수요 정체 등 업황 악화를 지목하면서도, 오너 부재로 인한 경영 불안 역시 주요 원인으로 보고 있다. 오너의 강력한 리더십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역 경제계는 2차전지업계의 혹한기에 에코프로가 위기 극복을 지휘할 최종 결정권자가 없어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이동채 전 회장의 사면이 에코프로그룹이 위기를 극복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에코프로는 준법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반부패 수사 경력을 가진 공진국 상무를 영입해 클린경영TF를 운영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이동채 전 회장의 법정구속으로 인한 '오너리스크'를 겪으며 컴플라이언스 강화를 위한 시스템을 마련한 일환이다. 그룹 지주사 에코프로는 법무실 산하 컴플라이언스팀을 분리해 컴플라이언스실을 설치했고, 신임 실장으로 공정거래위원회 출신 송정원 부사장을 영입했다.
이와 함께, 에코프로그룹의 경영 공백을 메우고 있는 삼성SDI 출신 임원들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현재 에코프로 임원 중 3명이 삼성SDI 출신이며, 에코프로BM의 임원 22명 중 13명이 삼성SDI 출신이다. 이들은 에코프로의 주요 직책을 맡고 있으며, 에코프로는 2011년부터 삼성SDI에 양극재를 공급해왔고, 에코프로BM의 매출 절반 이상이 삼성SDI와의 거래에서 발생하고 있다.
이동채 전 회장이 출소 후 복귀하더라도 삼성SDI 출신 임원들의 영향력으로 인해 조직 장악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