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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앤컴퍼니벤처스 출범… 모빌리티·AI·로봇 집중 투자로 글로벌 하이테크 기업 도약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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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25-05-11 22:4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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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테크로 성장엔진 달다”…

조현범, 5년 준비 끝에 CVC 전면에 세우다

한국앤컴퍼니벤처스 출범…

모빌리티·AI·로봇 집중 투자로 글로벌 하이테크 기업 도약 노린다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하지 못하는 기업은 내일을 이야기할 자격이 없다.”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이 그룹 최초의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털(CVC) 설립을 전격 선언하며 내놓은 메시지다. 혁신의 속도보다 방향이 더 중요하다고 말하던 그가, 이번엔 속도와 방향을 모두 틀었다. 5년간 직접 기획·추진한 CVC 설립이 2025년 5월 9일, ‘한국앤컴퍼니벤처스 주식회사(HANKOOK&COMPANY VENTURES)’라는 이름으로 모습을 드러낸다.

이는 단순한 스타트업 투자 법인 출범이 아니다. 84년 전통의 그룹 지주사 한국앤컴퍼니가 모빌리티, 로봇, 인공지능, 양자컴퓨팅 같은 미래기술 중심 신사업으로 체질을 바꾸겠다는 일종의 선언이자, 대한민국 산업 생태계에 새 판을 짜겠다는 출사표다.

한국앤컴퍼니벤처스는 지주사 한국앤컴퍼니의 100% 자회사로 출범하며, 수백억 원 규모의 블라인드 1호펀드 결성을 추진 중이다. 향후 신기술사업금융회사(신기사) 등록을 목표로, 법인 설립 등기와 금융당국 등록을 이달 중 마칠 계획이다. 그야말로 그룹의 스타트업 투자 전담기관이자, 새로운 '기술 프론트'로서의 역할을 부여받은 셈이다.

전진원 신임 대표가 CVC를 이끈다. 삼성전자와 삼성벤처투자, 위벤처스를 거치며 AI, 반도체, 자율주행 관련 기술기업 발굴·상장에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오픈엣지테크놀로지, 가온칩스, 퀄리타스반도체 등 첨단 기술기업 상장 성과를 이끈 실무형 투자 전문가로, 한국앤컴퍼니벤처스가 추구하는 '딥테크 투자'와 정밀하게 맞아떨어진다.

투자 분야는 명확하다. AI, 로봇, 빅데이터, 모빌리티 플랫폼,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양자컴퓨팅 등 고도 기술 기반의 스타트업이 주 타깃이다. 이들은 모두 디지털 전환(DX)과 자동화 전환(AX)의 핵심 축으로, 한국앤컴퍼니의 미래 전략 구상과 맞닿아 있다.

이번 CVC 출범은 조 회장이 취임 이후 일관되게 강조해 온 ‘기술 중심 경영 전략’의 정점이다. 2021년 그룹 재편과 함께 지주사 체제를 본격화한 그는 ‘스트림(S.T.R.E.A.M)’이라는 중장기 기술 포트폴리오를 직접 기획하며, 친환경 에너지·전동화·로봇·자율주행 등 미래 먹거리 기술을 집중 설계해왔다. 그리고 그 기술 생태계의 허브가 바로 한국앤컴퍼니벤처스인 셈이다.

‘스트림’은 ▲Sustainability(지속가능 에너지), ▲Tire(핵심 산업 유지), ▲R&D 혁신, ▲Electrification(전동화 기술), ▲Automation(로봇/물류 자동화), ▲Mobility(미래 교통 솔루션)의 약자다. 이번 CVC 설립은 이 전체 전략을 기술투자 단위로 구현하는 직접적인 장치다.그룹은 창업 생태계 기여도 함께 노린다. 단기적 투자 수익보다는 유망 기술기업을 시드(seed)부터 시리즈 A·B까지 단계별로 집중 육성하고, 핵심 계열사와 협업하는 개방형 생태계(Open Innovation)를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한국앤컴퍼니는 AI, 빅데이터, 로봇, 친환경 에너지 분야 스타트업에 이미 파일럿 투자를 이어오며,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을 병행해왔다.

조 회장은 주요 회의에서 “작은 기술기업과의 동행이 우리 경제 전체의 혁신을 이끌 수 있다”며, “기업의 이익을 고용과 생태계에 환원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자”고 수차례 강조했다. 그룹 관계자도 “CVC를 통해 고용창출과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를 함께 달성할 수 있다”며, “한온시스템, 한국타이어 등 계열사의 기술과 인프라를 아낌없이 공유해 시너지를 극대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CVC 출범은 대기업 중심 산업구조에 묶인 국내 경제의 고질적 문제, 즉 ‘낙수효과 없는 성장’ 구조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실험이다. 중소 스타트업과 대기업의 ‘상생 모델’을, 구호가 아닌 실체로 구현하겠다는 조 회장의 집념이 담겼다. 그가 직접 5년을 설계하고 그룹의 모든 혁신 자원을 동원해 완성한 프로젝트다.

84년 전통의 타이어 기업에서 출발한 한국앤컴퍼니가 이제는 ‘글로벌 하이테크 그룹’이라는 새로운 타이틀을 겨냥하고 있다. 그 첫 발걸음이 바로 이 CVC, 한국앤컴퍼니벤처스다. 기술 중심의 성장 모델과 개방형 생태계, 그리고 사회 환원형 고용 전략이 함께 엮이는 이번 시도가 성공할 경우, 재계 전반에 적잖은 파장을 불러올 것이 분명하다.

이제 관건은 속도다. 늦기 전에, 더 빠르게. 한국앤컴퍼니는 조현범 체제 아래에서 그 답을 찾으려 하고 있다.추가로 한국앤컴퍼니벤처스의 초기 투자 대상 리스트나 블라인드펀드 규모 등 상세 투자 전략이 나오는 대로 후속 보도를 이어갈 예정이다.

이 프로젝트가 과연 국내 스타트업 투자 생태계의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을까?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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