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in PREMIUM=편집국 편집장]
©김성수 음악감독 인터뷰 2부-
기타 치던 아이, 오징어 게임의 음악을 만들다
“그 곡은 원래 숨겨진 저만의 곡이에요”
핑크솔저스, 전 세계에 맡겨진 운명
김성수 감독의 이름을 전 세계가 알게 된 건 다름 아닌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덕분이었다.하지만, 이 스포트라이트는 원래 계획되지 않은 것이었다.정재일 음악감독이 어느 날 그의 작업실에 찾아와 이 곡을 들었다. 당시 <오징어 게임>의 메인 테마를 고민 중이던 정 감독은 그 음악을 듣고 한 마디 했다.
”이거 좋은데요? 그래서 별 생각없이 건네 주었어요. 그랬더니 감독님이 마음에 들어 하셔서 Pink Soldiers의 테마로 반복해서 두루 쓰였죠.
“ 그후 곡의 운명은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190여 개국의 시청자에게 맡겨졌다. 숨겨진 곡이 세계의 중심으로 돌아온 케이스였다. 그야말로 비선형적이었다.
그는 오징어 게임 시즌3 작업도 마무리중이다.
“젊은 친구들 재능 있는 친구들 너무 많아요. 근데 생각보다 기회를 얻기가 힘들거든요. 저는 조금 좋은 모범을 보여주고 싶어요.”김성수 음악의 색깔 – 비선형과 감응의 결합
그의 음악은 선형적이지 않다. 기승전결이 명확하거나, 서사 구조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관객의 해석을 유도하고, 설명을 유보하며, 감정과 상상력의 여지를 남긴다.
그는 이 음악을 ‘비선형적인 음악’이라 부른다.“관객이 체험하는 음악,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음악이 저의 음악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사람들한테 얘기를 좀 던져보고 싶은데 그게 선형적이지 않은 그래서 음악을 선택한 거죠 선형적인 걸 선택했으면 제가 딴 걸 했겠죠.
지나서 생각해 보면 저부터도 어릴 때 저를 잡아준 음악들, 예를 들어서 밥 딜런 같은 뮤지션의 음악에서 제일 중요한 요소인 가사의 내용도 모르면서 감동받고 그랬듯이 모두들 그러잖아요?
그래서 낯선곳에 가면서 받게 되는 체험 같은..”그가 연출한 창극 <햄릿>에도 비선형성은 드러난다.단 한 명의 배우가 모든 인물의 감정을 소화하며극을 이끌어가는 1인 무대였다.
단 한 명의 배우만으로 무대를 구성하고, 관객에게 의미를 넘겼다. 오케스트라와 전자악기, 국악기, 피아노가 함께한 그 무대는 음악 그 자체가 이야기를 하도록 설계되었다. “공연이 단순한 재미를 넘어서, 우리가 잃어버린 철학을 다시 묻는 계기가 되면 좋겠어요.”그래서 그의 작품은 그에게 있어 ‘생각의 밀도’로 결정된다.
창극과 전자악기, 피아노가 교차하는 사운드 구성은 오히려 ‘감정의 중심’을 더 명확히 드러냈다. “햄릿이요? 공연장이 장례식 일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고 비선형적이죠...셰익스피어 4대 비극 중에 제일 정상적인 인간이에요. 욕망이 없어요.
오히려 이 정상적인 인물이 지극히 비정상적인 상황에 놓였을때 스스로 어떻게 파괴되어 가는지, 또는 그의 우유 부단함이 어떤식으로 더 큰 비극을 낳게 되는지등의 다양한 시선에서 해석될 수도 있구요.
음악, 말보다 더 깊은 언어
닉네임 23과 음악, 그리고 ‘생각의 분량’
김성수 감독 목 뒤'23'이라는 타투, 그의 작곡가로서의 예명
“23은 모든 불길한 일이 숫자 23에서 시작된다는 일종의 음모 이론입니다
제가 23을 닉네임을 쓴 이유가 문제가 생겼을 때 책임을 외부로 돌리지 말고 해결을 하는데 집중하자 예요. 보통 그러면 맞아 그렇지 문제가 생겼을 때 남 탓하면 않되지인데 저는 그것과는 조금 다른 결의 얘기를 하고 싶어요 문제가 생겼을 때 네 탓이 아니라는걸 깨닫는것도 중요하다.
우리 사회는 지나치게 많은 사람들이 문제가 생겼을 때 누군가의 탓으로 몰아세우고 희생자를 찾아야 되고 그래요...중요한 건 너의 책임이 아닐 때 그것을 아는 것 누구도 잘못하지 않아도 일은 망가질 수 있어
그러니까 나를 포함한 누군가의 책임인지를 생각할 시간에 문제의 해결에 집중하자
23 제 모토는 그거예요”
또 한편 그는 “인문학의 위기 인 것 같아요...인문학 해설서만 잘 팔리는 시대, 자본주의가 민주주의를 밀어 내는 시대다. 철학의 빈곤이다.” 고 말한다.
그는 공연이 인문학의 공백을 대신할 수 있다고 믿는다. 인문학이 일종의 유희로 향유되던 시절이 있었다는 것. “공연이 단순한 재미를 넘어서, 우리가 잃어버린 철학을 다시 묻는 계기가 되면 좋겠어요.”
그래서 그의 작품은 그에게 있어 ‘생각의 밀도’로 결정된다.
음악이란, 나누는 것
후배들과의 약속
사수가 없던 그는,
사수가 되기로 했다
한편 김감독의 올해 최대 프로젝트 중 하나는 ‘본인의 음악감독 일 안 하기’다. 대신, 후배 음악감독들을 데뷔시키는 것이 목표다.
2025년, 자신이 맡기로 했던 뮤지컬 두 편의 음악감독 자리를 아예 제자들에게 넘겼다. 실력있는 후배를 데뷔 시키는 것이다.그 스스로가 혼자 버텨온 길이었기에, 후배들에게 단단한 사다리를 만들어주고 싶다는 것.
“왜냐하면 젊은 친구들 재능 있는 친구들 너무 많아요. 근데 생각보다 기회를 얻기가 힘들거든요 저는 조금 좋은 모범을 보여주고 싶어요. 제대로 이끌어주는 선배가 얼마나 중요한지 저 스스로 경험하면서 작업 했거든요...” 뭔지 아시죠?”
“다음 세대를 준비 해야해요”
‘창작은 시스템 그리고 사람’ 에서 온다
“저는 애초에 부정적인 면이 많은 사람이라 K-컬처의 순작용에 대해서는 굳이 저까지 얘기하지는 않아도 될 것 같아요. 그런 면에서 제 입장에서는 이게 지금 우리가 온전하게 누려야 될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때가 많아요.”
김성수 감독이 한국 대중음악 산업에 던지는 메시지다.
그는 K-컬처의 현주소를 결코 낙관적으로만은 보지 않는다. 그는 냉정하게 말한다.“우리가 지금 잘된다고 근본적인 펀더멘탈이 튼튼하다는 의미는 아니예요. 지금부터가 진짜 준비해야 할 때에요.”
또한 그는 뮤지컬 시장의 팽창을 뛰어난 기획력과 스타 시스템에 큰 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것이 창작자 입장에서는 단점으로 작동할때도 있었다는 것
“가끔은 창작이 기획에 밀려서 충분히 힘을 발휘하지 못할때도 있거든요. 그리고 실패하면 이런 생각이 들죠. 뭔가를 더 줄수 있었는데...”
"스타 시스템은 정말 양날의 검인 것 같아요. 산업 전체가 가지고 있는 큰 딜레마이죠. 지금의 구조는 지속가능한 구조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는 소외받은 파트들과 창작 시스템, 그리고 분배 구조에 대한 충분한 고민이 필요한 시기라는 것이다. “성공보다 중요한 건
좋은 사람”
후배들에게,
음악보다 먼저 사람을...
“무엇을 존경해야 하는지를 먼저 선택하라.”그가 제자들에게 가장 자주 하는 말이다.
“성공한 사람을 존경하지 말고, 옳은 선택을 한 사람을 존경하라. 그게 진짜다.”김 감독은 후배들에게 말한다. “나는 너희가 잘되기 전에, 좋은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
그가 후배들에게 가장 많이 하는 말은 단순하다.“무엇을 존경할지를 정하세요. 돈 버는 사람? 유명한 사람? 저는요, 누릴 수 있는데도 나누는 사람을 존경해요.”
그리고 한 마디를 덧붙인다.“좋은 사람이 될수 있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어요. 물론 아주 막연한 이야기 이기는 하지만
좋은 사람이 만든 음악은 누군가에게 삶의 방향이 될 수 있으니까요.”
김 감독의 두 번째 단독 콘서트로 6월28~29일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SOL트래블홀에서 펼쳐진다.
공연은 ▲엔트로피(ENTROPY) ▲공명(RESONANCE) ▲대칭(SYMMETRY) ▲정적(STILL) 등 네 개의 챕터로 구성될 예정이다.
“제 공연 제목은 〈23 Live〉예요”
그리고 지금, 김성수의 오늘 그리고 내일
6월, 그는 자신의 음악을 정리하는 콘서트 <23 Live>를 연다.
김 감독의 두 번째 단독 콘서트로 6월28~29일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SOL트래블홀에서 펼쳐진다.공연은 ▲엔트로피(ENTROPY) ▲공명(RESONANCE) ▲대칭(SYMMETRY) ▲정적(STILL) 등 네 개의 챕터로 구성될 예정이다.
“그동안 내가 뭐 했나 보여주고 싶어요.”
그는 6윌 14일 수도중앙교회에서 전자악기와 파이프오르간, 합창단이 함께하는 찬트 공연도 예정 이다. 그리고 넷플릭스의 <피지컬: 아시아> 음악도 병행하고 있다.
“창작은 결국, 사람이고 감정이에요. 그걸 끝까지 잊지 않으려고요.”
그의 다음 행선지는 없다.
그는 여전히 영화관을 돌고, 공연장을 기웃거리며, 한 페이지의 책을 놓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악보를 쓸것이다.
“작품은 배신하지 않아요. 다만, 내가 먼저 배신하면... 그대로 돌아오죠.”
낡은 서점에서 악보를 뒤적이던 소년 김성수
그는 본인도 모르게 조금씩 ‘장르’가 되어간다.
아니 "이미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