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in PREMIUM=홍성애 기자]
"ETF 전쟁의 승자, 브랜드에서도 갈렸다"…
미래에셋자산운용, K-브랜드지수 1위 탈환
삼성과 접전 끝에 정상 복귀… 빅데이터로 본 ‘자산운용사의 브랜드 전쟁’
자산운용업계의 브랜드 경쟁이 빅데이터로도 가시화됐다. 아시아브랜드연구소가 4월 11일 발표한 ‘K-브랜드지수’ 자산운용사 부문에서 미래에셋자산운용이 1위를 차지하며 브랜드 경쟁력 최정상에 올랐다. 한동안 선두를 지켰던 삼성자산운용은 2위로 내려앉았다. 업계 양대 축의 치열한 주도권 다툼이 온라인 여론과 데이터에서도 그대로 드러난 것이다.
K-브랜드지수는 아시아브랜드연구소가 자체 개발한 빅데이터 분석 시스템으로, 단순 언급량이나 호감도만 반영하는 기존 평가지표와는 달리 분야별 자문위원단 검증을 거쳐 퍼블릭(Public), 트렌드(Trend), 미디어(Media), 소셜(Social), 긍정·부정 언급량, 커뮤니티 활성화 지수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한 것이 특징이다.
이번 평가는 금융투자협회 기준 당기순이익 상위 30개 자산운용사를 대상으로, 지난 3월 한 달간 수집된 1,355만 건 이상의 온라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진행됐다. 결과는 업계 지형도를 그대로 반영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삼성자산운용을 앞지르며 1위에 복귀했고, 그 뒤를 KB자산운용, 신한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이었다. 이지스, 한화, KCGI, 우리, 플러스자산운용도 TOP10에 포함됐다.
업계에서는 이번 순위가 단순한 인기 경쟁을 넘어, 시장 내 인지도 및 신뢰도를 기반으로 한 투자자 친화적 브랜드 형성의 결과로 보고 있다. 특히 ETF 시장을 둘러싼 양사의 마케팅 전략과 신상품 출시에 따른 소비자 반응이 온라인상에서 광범위하게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아시아브랜드연구소 한정근 대표는 “금융감독원 통계에 따르면 2024년 국내 자산운용사의 전체 당기순이익은 1조8,099억 원으로, 전년 대비 13% 증가했지만 적자운용사 비율은 오히려 42.7%까지 확대됐다”며 “브랜드 경쟁력은 단순히 수익 규모를 넘어, 지속 가능한 생존력과 시장 친화적 경영의 지표로서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ETF 시장에서 미래에셋과 삼성의 마케팅 경쟁이 가열되며 브랜드 충돌 양상까지 빚어졌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미래에셋이 우위를 점했다는 점에서 시장의 기대치가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2016년 출범한 아시아브랜드연구소는 매년 주요 기업과 브랜드에 대해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K브랜드지수’ 발표 및 ‘K브랜드대상’ 시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데이터 기반 브랜드 가치 평가 시장을 선도해왔다.
이번 결과는 자산운용사가 단순한 투자 집행 기관을 넘어, 투자자와 소통하는 브랜드로 진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브랜드가 신뢰의 또 다른 이름이 된 시대, 운용사들의 '브랜드 ETF' 경쟁은 이제 막 본격적으로 시작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