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in PREMIUM=김진범 기자]
현대차·엠티알, 국내 첫 11인승 전기 중형 승합차 ‘CV1’ 공개…
통학버스·셔틀시장 판도 바꾼다
디젤차 대체할 게임체인저 등장… 모듈형 구조로 통학차·자율주행차·교통약자 셔틀까지 확장 가능
대한민국 전기 모빌리티 시장에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차량이 등장했다. 현대자동차와 모빌리티 전문기업 엠티알(MTR)이 공동 개발한 국내 최초의 PBV(Purpose Built Vehicle) 기반 11인승 전기 중형 승합차 ‘CV1’이 4일 ‘2025 서울모빌리티쇼’를 통해 공개됐다.
현대차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ST1’을 기반으로 개발된 CV1은, 수요응답형 교통(DRT)용 ‘CV1 셔틀’과 17인승 전기 통학버스 ‘CV1 킨더’ 두 가지 모델로 처음 선보였다. DRT는 대중교통 취약 지역을 위한 맞춤형 이동수단으로, 전국 지자체가 경쟁적으로 도입을 확대 중이나 대부분 디젤 차량에 의존해 친환경 수요와는 괴리가 컸다. 이에 CV1 셔틀은 100% 전기 기반으로 이를 정면 돌파하는 해법으로 주목된다.
또한 통학용 모델인 ‘CV1 킨더’는 17인승 설계로 기존 15인승 디젤 차량 대비 수송력과 안전성을 모두 강화했다. 특히 현재 국내 어린이 통학차량 약 8만 대 중 전기차 전환 비율이 1%에도 못 미치는 가운데, 이 차량은 대기오염 해소와 아동 건강 보호, 탄소중립 실현을 동시에 겨냥한 유력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CV1의 가장 큰 강점은 모듈형 플랫폼에 있다. 차체 전장, 전고, 실내 구조까지 모두 유연하게 조정 가능해 통학차, 셔틀 외에도 자율주행차, 교통약자 이동수단, 구급차 등 다양한 파생 모델로 손쉽게 전환 가능하다. 기본 모델은 12개월, 파생 모델은 6개월 만에 출시 가능할 만큼 개발 속도도 획기적이다.
CV1은 현재 국토교통부의 16개 항목 안전 인증 절차를 밟고 있으며, 환경부의 보급평가, 산업부의 효율 인증도 예정돼 있다. 연간 1000대 생산을 목표로 하며, 보조금 적용 시 실제 소비자 가격은 9000만 원대로 책정될 전망이다.
한편, 미국·프랑스·캐나다 등은 이미 스쿨버스의 전기차 전환을 국가 정책으로 적극 추진 중이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무공해 스쿨버스 전환을 위해 50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고, 프랑스는 LEZ(도심 진입 제한) 정책을 통해 공공 셔틀의 절반 이상을 전기차로 대체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제도 설계, 충전 인프라, 운전자 인식 개선 측면에서 아직 실질적 이행이 미흡한 상태다.
미래차타기 자동차시민연합 임기상 대표는 “CV1은 단순한 신차가 아니라, 상용 전기차 시장 진입의 교두보”라며 “국내 전기차 시장이 승용차 중심에서 상용차로 확장되는 분기점”이라고 평가했다.
엠티알은 향후 전국 지자체 및 공공기관과 협력해 CV1 기반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전기 통학차량 및 DRT 셔틀의 빠른 전환을 유도함으로써, 전기차 보급의 질적 도약을 이끌겠다는 계획이다. CV1의 출시는 단순한 차량 공개를 넘어, 한국형 전기 상용차 시대의 실질적 개막을 알리는 신호탄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