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 선거운영위원회는 법원의 가처분 인용으로 연기된 제55대 회장 선거를 오는 23일 실시한다고 9일 밝혔다. 하지만 야권 후보들은 여전히 공정성이 확보되지 않았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축구협회는 12일 선거인단 재추첨을 통해 선거인 명부를 작성하고, 이를 16일 확정할 예정이다. 이후 13일부터 3일간 선거인들이 명부를 열람하며 개인정보를 확인·수정할 수 있다. 선거운동은 명부 확정 후인 16일부터 선거 전날인 22일까지 가능하다.
이번 선거에는 정몽규 현 회장, 허정무 전 대표팀 감독, 신문선 명지대 초빙교수가 후보로 나섰다. 당초 8일로 예정됐던 선거는 허정무 후보의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서 인용되면서 연기된 바 있다.
법원은 가처분 인용 결정에서 △선거인단 추첨 과정의 불투명성 △개인정보 제공 동의 절차 미비 △이로 인해 21명이 선거인단에서 제외된 점을 문제 삼으며 공정성을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축구협회는 선거인단 추첨 업무를 전문 외부 업체에 위탁하고, 각 후보 대리인이 추첨에 참관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또한, 선거인단 선정 방식도 개선했다. 예비 명단에서 선거인단 수의 3배수를 추첨하고, 개인정보 동의 절차를 순차적으로 진행해 최종 선거인을 확정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그러나 야권 후보들은 이 방식 역시 공정성과 투명성을 담보하지 못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허정무 후보와 신문선 후보는 축구협회가 선거 절차를 전면 재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허 후보는 축구협회가 법원의 지적을 충분히 해소하지 못했다며 “두 번째 가처분 신청도 불사하겠다”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신문선 후보 역시 축구협회의 일정 강행이 정몽규 후보를 위한 편파적 운영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최근 축구협회 특정감사 재심의를 기각한 상황에서, 축구협회가 서둘러 선거를 진행하려는 의도가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축구협회 선거운영위는 이번 선거 일정 변경이 법원의 결정을 준수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등록된 후보자들의 자격은 선거일까지 유지된다”고 밝혔다. 허 후보의 만 70세 초과 논란도 선거 연기로 인해 문제되지 않는다고 확인했다.
하지만 야권 후보들은 축구협회의 선거 일정 강행을 “막무가내”라고 규정하며 강한 반발을 이어가고 있다. 축구협회의 선거 강행 여부와 이에 따른 법적 다툼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