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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평론가 김승곤의 사진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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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24-11-17 19:19:40
  • 수정 2024-11-18 09: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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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평론가 김승곤의 사진읽기


작품명:인도양의 진주에서

 사진 :박대병 作 기보스틸(주) 회장)

한국사진예술원 심화과정 제11기

인도양의 진주에서

 

박대병 作 기보스틸(주) 회장)

한국사진예술원 심화과정 제11기


파랗게 갠 하늘에 여유롭게 떠 있는 흰 구름, 눈부신 햇빛을 받으며 해안에 펼쳐진 모래밭 위에 올려진 한 척의 작고 낡은 ‘오루와’ 목선 …. 공기는 건조하고 햇볕이 따갑습니다. 저 모래언덕 너머에는 어떤 드넓은 바다가 펼쳐져 있을까요? 바람에 실려온 바다내음과 열기가 피부로 스며듭니다. 화면의 오른쪽 아래 한쪽 구석에 아무렇게 쌓인 한 무더기의 어망과 그 위쪽에 앉아 있는 인물들만 보이지 않는다면, 영락없이 남태평양의 풍광 좋은 어느 섬나라 휴양지를 소개하는 관광안내서에 나올 법한 아름다운 사진입니다.


어딘가를 바라보거나 제각기 무슨 일인가에 열중하고 있는 남자들은 이 계절 스리랑카의 어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마댈’ 어부들입니다. 마댈이란 바다가 조용해지는 6개월 동안, 날개 길이 600~1000m의 U자형 쌍끌이 어망으로 물고기를 잡는 전통적인 노동 집약적 어업 형태로, 무게가 2~4톤이나 되는 그물을 뭍으로 끌어당기는 것은 다른 일자리를 찾지 못해 여기저기서 모여든 계절 노동자들입니다. 가끔은 얼마쯤 돈을 손에 쥐기도 하겠지만, 어획량이 줄어든 근래에는 거의 아무것도 얻지 못하는 날이 더 많답니다.

만인은 평등하고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고 하지만, 가장 낮은 카스트에 속한 이들이 자신의 처지에 만족이나 자부심을 느끼고 있을까요? 책임져야 할 가족이나 급하게 갚아야 할 빚이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남루한 차림과 새까만 얼굴, 깡마른 체구의 어느 곳에서도 이들이 그런 것들로부터 쉽게 자유로워질 수 있을 것이라는 징후를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인도양의 진주’로 불리는 이 아름다운 섬나라가 ‘인도의 눈물방울’이라는 슬픈 또 하나의 이름을 가지게 된 데는 분명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글 : 김승곤 (사진평론가 / 한국사진예술원 주임교수)

 쓰쿠바대학교 대학원 예술학 석사

니혼대학교 사진학, 고려대학교 국문학 학사

저서‘읽는 사진’

2004년 일본사진협회 국제상2003년 제3회 이명동사진상2010~2011 서울사진축제 초대운영위원장2004~2006 동강사진마을 초대운영위원장



한국사진예술원 SPC사진클럽은 국내 최대 CEO를 위한 사진예술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중이며 다양한 작품활동과 전시회를 개최 하고 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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