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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고용의 종말... 노동의 패러다임이 바뀐다 "스킬 기반 조직(Skill-Based Organization, SBO)"의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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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24-11-17 12:10:10
  • 수정 2024-11-17 12:3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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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in PREMIUM=편집국 편집장]

직접고용의 종말... 노동의 패러다임이 바뀐다

 "스킬 기반 조직(Skill-Based Organization, SBO)"의 확산

"직업을 가진다는 것이 더는 생계를 의미하지 않는다." 이 말은 최근 노동시장을 요약하는 한 문장이다. 고용 형태의 변화는 단순히 한 기업의 정책 변경이 아닌, 경제와 사회 구조 전반의 대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특히 기술 혁신과 플랫폼 경제의 부상은 노동환경, 채용 방식, 능력 요구를 완전히 뒤바꾸며, 평생직장의 개념조차 사라지게 만들고 있다. 이 모든 변화는 새로운 기회이자 심각한 도전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고용의 대변혁,  평생직장은 끝났다

한때 "평생직장"은 안정과 성공의 상징이었다. 그러나 이제 이러한 개념은 과거의 유물처럼 느껴진다. 직장에서의 오래된 위계질서와 정규직 중심의 고용 모델은 빠르게 쇠퇴하고 있다. 대신, 기업들은 유연성을 높이기 위해 프로젝트 기반, 계약직, 프리랜서 형태의 고용 모델을 도입하고 있다. 

 기술 혁신이 이러한 변화의 핵심 동력이다. 자동화, 인공지능(AI), 빅데이터는 인간 노동력을 대체하거나 보완하며, 기업이 특정 기술에만 의존하는 조직 구조를 가능하게 했다. 이는 "스킬 기반 조직(Skill-Based Organization, SBO)"의 확산으로 이어지고 있다. 기업은 이제 정규직 고용보다 특정 스킬을 갖춘 전문가를 단기적으로 활용하는 방식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고용의 재정의, ‘관계’가 아닌 ‘연결’로 

전통적으로 고용은 특정 기업과 노동자가 안정적으로 맺는 관계를 의미했다. 그러나 오늘날 노동시장은 시장 전체와의 ‘연결성’을 기반으로 한 고용가능성(employability) 개념으로 변화하고 있다. 기술의 발전은 이러한 전환을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글로벌 플랫폼 기업들은 앞서 언급한 프로젝트 중심의 스킬 기반 조직(Skill-Based Organization, SBO)을 도입하며, 노동자를 개별 직무 단위로 고용하고 있다. 이는 기업에게는 높은 유연성과 전문성을, 노동자에게는 자유로운 선택의 기회를 제공하지만, 안정성을 약화시키는 부작용도 또한 있다. 한국에서는 정규직이 줄어들고 간접고용과 계약직이 확대되며 이러한 변화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쿠팡이나 배달의민족과 같은 플랫폼 기업에서 활동하는 긱 노동자는 이러한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들은 특정 기업과 정규직 계약을 맺는 대신, 개별적으로 계약을 체결하고 스스로 일감을 찾는다. 하지만 이로 인해 산재보험, 고용보험 등 법적 보호의 사각지대에 놓이며 안정성 문제가 부각되고 있다.  

 

긱 경제와 유연 고용의 양면성 

미국 구글은 대표적인 유연 고용 모델을 도입한 사례다. 구글의 자율주행차 프로젝트에서 일하는 약 7만 명의 인력 중 대다수는 간접고용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는 전문성을 확보하고 유연하게 프로젝트를 운영할 수 있는 장점을 제공했지만, 간접고용 노동자와의 갈등이 빈번하게 발생하며 새로운 과제를 남겼다.  

 

반면 유럽에서는 긱 경제의 부작용에 대한 법적 대응이 이루어지고 있다. 영국 법원은 우버 드라이버를 독립계약자가 아닌 근로자로 재분류하며, 최소한의 권리를 보장하도록 판결했다. 이는 플랫폼 노동자 보호를 위한 글로벌 논의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하고 있다.  

 

국내외 변화와 그 원인

한국에서도 고용의 변화는 뚜렷하다. 특히 대기업은 정규직 비율을 줄이고, 간접고용과 계약직을 활용한 유연한 고용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예를 들어, LG화학은 생산 공정에서 계약직 비율을 크게 늘리며 비용 절감과 유연성을 확보했지만, 노동자들의 불안정성을 초래한 바 있다.  

 기업이 이러한 고용 방식을 도입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비용 절감, 전문성 확보,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에 적응할 수 있는 유연성 등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그러나 지나친 유연성은 노동 시장의 불안정성을 심화시켜 새로운 문제를 낳고 있다.  

 

실패와 성공에서 배우는 교훈  

도요타는 지나치게 복잡한 하청 구조를 운영하다가, 부품 공급망 문제가 발생하며 심각한 생산 차질을 겪은 바 있다. 이는 유연한 고용 모델이 반드시 성공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반면 독일의 지멘스는 스킬 기반 조직을 통해 프로젝트 단위로 기술 인력을 배치하며, 혁신과 생산성을 모두 달성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고용 방식 변화의 긍정적인 사례로 평가받는다.  

노동환경의 변화와 새로운 요구

한국의 노동환경 역시 급변하고 있다. 플랫폼 경제가 확산되면서 긱 워커(Gig Worker)로 불리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수가 급격히 늘고 있다. 배달의민족과 같은 플랫폼을 통해 일하는 라이더들은 전통적인 고용 관계와는 완전히 다른 형태로 노동을 제공한다. 그러나 이들의 법적 보호는 제한적이며, 보험이나 복지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한국사회가 풀어야될 난제 이기도하다.

 

채용 방식도 달라졌다. 과거에는 학력과 경력이 주요 기준이었다면, 이제는 특정 기술과 프로젝트 경험이 더 중요한 평가 요소가 되었다. 기업은 공채 대신 필요한 순간에 필요한 인재를 모집하는 수시 채용으로 전환 중이다. 이는 특히 스타트업과 IT 기업에서 두드러지며, 점차 대기업으로 확산되고 있다.  

 

기술이 주도하는 고용의 재구성  

기술 발전은 노동 환경과 고용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예를 들어, AI는 기업의 채용 과정에서 지원자 평가를 자동화해, 인간의 개입 없이도 적합한 인재를 선별한다. 또한 클라우드 기반의 협업 툴은 물리적 사무실의 필요성을 줄이며 원격 근무를 일상화하고 있다.  

 

특히 제조업과 서비스업에서의 자동화는 단순 업무를 대체하며, 고용 구조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새로운 기술을 다룰 수 있는 전문 인력에 대한 수요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한 연구에 따르면, 2030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1억 명 이상의 노동자가 기술 교육을 새로 받아야 할 것으로 예측된다.  

 

정부와 제도는? 변화에 대응하는 방법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정부도 제도적 대응에 나서야 한다. 가장 시급한 과제는 노동자의 사회적 안전망 강화다. 긱 워커와 같은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고용보험과 산재보험을 적용하는 것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다.  

 또한, 정부는 교육과 재훈련 프로그램을 확대해 노동자의 기술 격차를 줄여야 한다. 독일은 성공적으로 시행 중인 듀얼 트랙 교육 시스템을 통해 청년들에게 실질적인 기술 교육을 제공하며 고용률을 높였다. 한국도 이러한 사례를 참고해 전문 직업 교육 기관과 기업 간의 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변화 속에서의 기회

하버드대 노동경제학자인 로런스 카츠 교수는 “고용 형태의 변화는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높이는 동시에, 기존 노동자들의 권리를 약화시킬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기업과 정부가 협력해 최소한의 보호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편, 프린스턴대 앨런 크루거 교수는 “고용의 변화는 불가피하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변화 속에서 노동자가 스스로의 가치를 높이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변화는 기회다, 적응이 해법이다

"직접고용의 종말"은 노동의 위기를 알리는 경고가 아니다. 오히려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는 변화의 신호다. 기업은 고용 형태를 유연하게 전환하며, 노동자는 자신의 기술과 역량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변화는 멈추지 않는다. 노동의 미래는 안정성 대신 유연성과 연결성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이에 적응하는 기업과 노동자만이 살아남고, 더 나아가 번영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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