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평론가 김승곤의사진읽기
작품명:어린 왕자’의 석양은
사진 :조주환 作(주)시아플랜건축 대표이사회장
한국사진예술원 CEO과정 제13기
작품명: 어린 왕자’의 석양은
- 사진 : 조주환 (CEO과정 제13기, (주)시아플랜건축 대표이사회장)
작년 이맘때 오후 7시, 제주도로 여행 온 가족과 커플들이 노을을 구경하러 방파제로 나왔습니다. 일몰은 지구상에서 가장 많이 사진으로 찍히는 촬영 소재 가운데 하나입니다. 하루 해가 황홀한 색채로 서쪽 하늘을 물들이며 저물어가는 골든아워 때는 아무리 남들과 똑같아지는 것을 싫어하는 사진가일지라도 카메라를 꺼내 들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구가 생성되고 46억 년, 하루 한 차례 씩 어김없이 반복되어온 자연의 운행이지만, 생각해보면 단 한 번도 똑같은 일출도 똑같은 일몰도 없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습니다.
노을은 우리에게 긴장을 풀고 속도를 늦추라고 합니다. 내면의 의식에 집중시키고 과거의 달콤한 기억들을 불러일으킵니다. 밝은 노란색에서 주황색, 진홍색, 짙은 보라색까지, 경이로운 종교적 체험처럼 시시각각 변화하는 경이로운 이런 빛과 색을 누군가는 ‘하늘에 그려지는 신의 그림’이라고 했습니다. 우리에게 일몰을 그처럼 특별하게 느끼도록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요? 학자들은 학습된 것이라기 보다는 본능적으로 이루어지는 생리적 반응일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일몰에 대한 감정은 우리의 진화적 유산의 일부인 것입니다.
땅과 하늘과 바다를 가득 채운 황금빛 노을 속에서 뒷모습의 젊은 부부가 제각기 아이를 안고 서 있습니다. 서로에 대한 애정과 정서적인 유대감, 이해와 소통, 존중과 책임, 신뢰와 결속…, 행복한 가족이라는 사회적 단위의 근간을 이루는 가치들입니다. - 하루 44번이나 해가 뜨고 지는 작은 별에서 혼자 살았던 어린 왕자가 말했다. "아시잖아요? 사람들이 너무 슬플 때는 일몰을 좋아한다는 것을….” 내가 물었다. “그럼, 마흔 네 번 석양을 바라볼 때마다 그렇게 슬펐던 거야?” 그러나 어린 왕자는 대답하지 않았다. - ‘어린 왕자’ 중에서
글 : 김승곤 (사진평론가, SPC사진클럽 주임교수)
쓰쿠바대학교 대학원 예술학 석사
니혼대학교 사진학, 고려대학교 국문학 학사
저서‘읽는 사진’
2004년 일본사진협회 국제상2003년 제3회 이명동사진상2010~2011 서울사진축제 초대운영위원장2004~2006 동강사진마을 초대운영위원장
한국사진예술원 SPC사진클럽은 국내 최대 CEO를 위한 사진예술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중이며 다양한 작품활동과 전시회를 개최 하고 있다. -편집자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