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 편집장 [CEOin PREMIUM=편집국 편집장]
“한복 입은 관광객이 고궁을 누비는 시대”…
관광의 미래를 먼저 읽은 김동곤 회장
한국호텔전문경영인협회 창립 51주년 기념식서 관광인재 분야 공로 수상 예정
호텔 경영에서 관광정책 제안, 몽골 호텔산업 교류와 인문학적 여행까지… 30년 현장을 누빈 ‘디지털 유목민’의 삶
서울 경복궁 앞은 이제 한복을 입은 외국인 관광객들로 붐빈다. 형형색색의 한복을 차려입은 관광객들이 궁궐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한국의 전통문화를 직접 체험하는 모습은 더 이상 낯설지 않다. 한복을 입으면 고궁에 무료로 입장할 수 있는 제도도 한국 관광의 매력을 높이는 요소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았다.
2013년, 고궁에서는 한복 착용자에게 무료입장을 허용하는 제도가 시행됐다. 당시 칼럼을 썼던 인물은 호텔 경영인 출신 관광칼럼니스트 김동곤 회장이다.
김동곤 회장은 오는 11월 26일 오후 6시 서울가든호텔 2층 대연회장에서 열리는 사단법인 한국호텔전문경영인협회 창립 51주년 송년 기념식에서 관광인재 분야 공로를 인정받아 수상할 예정이다.
이번 수상은 호텔 경영과 관광산업 발전에 기여한 오랜 활동을 돌아보는 자리이자, 한 사람의 관광전문가가 어떻게 자신의 경험을 사회적 제안과 국제교류, 교육과 저술로 확장해 왔는지를 살펴보는 계기가 되고 있다.
그러나 시간을 15년 전으로 돌려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2011년 4월, 한복 디자이너의 호텔 출입 문제가 사회적 논란이 됐을 당시 한 호텔 경영인 출신 관광전문가는 신문에 글을 기고했다. 제목은 '한복이 상품인가'. 한복을 단순한 의복이 아닌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자산으로 바라보고, 고궁에서 한복 착용을 장려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제안이었다.그로부터 2년 뒤인 2013년, 고궁에서는 한복 착용자에게 무료입장을 허용하는 제도가 시행됐다. 당시 칼럼을 썼던 인물은 호텔 경영인 출신 관광칼럼니스트 김동곤 회장이다.
김 회장은 자신의 제안이 오늘날 한복 관광문화가 확산하는 데 기여했다고 자부한다. 물론 정책 도입에 이르기까지 여러 기관과 관계자의 논의가 있었겠지만, 관광 현장의 경험을 바탕으로 문화와 정책의 접점을 고민했던 그의 시선은 주목할 만하다. 그런 김 회장이 오는 11월 26일 오후 6시 서울가든호텔 2층 대연회장에서 열리는 사단법인 한국호텔전문경영인협회 창립 51주년 송년 기념식에서 관광인재 분야 공로를 인정받아 수상할 예정이다.
“내가 상을 줘야 되는데 내가 상을 받으냐”… 30년 관광 인생에 찾아온 수상 소식
최근 전화 인터뷰에서 만난 김 회장의 목소리에는 수상자로 선정된 기쁨과 함께 오랜 현장 경험에서 비롯된 자신감이 묻어났다.
김동곤 회장의(사진) 관심은 관광객이 어디를 방문하느냐에 그치지 않았다. 어디에서 머물고, 어떤 서비스를 받으며, 그 나라의 문화를 어떻게 경험하는가에까지 이어졌다.
그는 한국호텔전문경영인협회 측으로부터 관광인재 분야 공적조서를 제출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했다. 그런데 서류를 준비하는 과정이 예상보다 만만치 않았다. 교육 활동과 공적 사항을 정리하는 것은 물론 이를 입증할 근거자료까지 제출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게 엄청 무슨 회사 지원서 입사지원서보다도 더 복잡한 게 뭐냐면 그 뭐 조서활동 교육 미래양성교육 그 다음에 공적 이런게 들어가는데 이제 거기에 맞는 서류, 근거 자료를 전부 내는 거니까.”
그는 과거 몽골에서 활동하면서 정리해 놓았던 자료들이 이번 공적조서 작성에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후 협회로부터 수상자로 선정됐다는 연락을 받았다. 김 회장이 전해 들은 수상자는 모두 3명으로, 제주 지역 1명과 서울 지역 2명이다.
그는 수상 소식을 이야기하다가 웃으며 한마디를 던졌다.
“내가 상을 줘야 되는데 내가 상을 받으냐.”
농담처럼 들리지만 오랫동안 호텔과 관광 현장을 지켜온 전문경영인의 자부심이 담긴 말이다.김 회장이 제출한 공적조서에는 30년의 관광 분야 경력과 함께 유스호스텔 확충 제안, 고궁 한복 착용 장려, 관광경찰 도입 제안, 몽골 호텔서비스 교육과 국제교류, 올림픽 관련 봉사활동 등이 담겨 있다.
눈길을 끄는 것은 그의 활동이 특정 호텔의 경영 성과에만 머물지 않았다는 점이다. 호텔 현장에서 출발한 문제의식이 관광정책과 교육, 국가 간 교류로 이어졌다는 사실이다.
여행에서 발견한 문제, 신문 칼럼으로 정책을 두드리다
김 회장의 관광산업에 대한 관심은 호텔 안에만 머물지 않았다. 해외에서 직접 보고 경험한 제도를 한국 관광산업에 접목하는 데에도 관심을 기울였다.
그 가운데 하나가 관광경찰 제도다.그는 튀르키예 여행 중 현지에서 관광경찰을 만났던 경험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여행 중 문제가 발생해 경찰을 불렀는데, 출동한 경찰관의 복장이 일반 경찰과 달랐다는 것이다. 신분을 물어보자 관광객을 담당하는 경찰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보니까 스페인도 있고 프랑스도 있고 관광 선진국은 다 있어요.”
김 회장은 귀국 후 경찰 관계자와 관광경찰의 필요성에 관해 의견을 나눴다.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관광객의 안전과 편의를 전문적으로 담당할 제도가 필요하다는 생각이었다.그는 2011년 10월 31일 여행신문에 '관광경찰 불러드릴까요'라는 제목의 글을 기고했다. 이후 2013년 국내에서도 관광경찰 제도가 도입됐다. 김 회장은 자신이 기고한 칼럼을 관광경찰 도입을 촉구한 활동 가운데 하나로 꼽는다.
유스호스텔에 대한 관심도 같은 맥락이다.
2000년대 초반 서울 남산의 옛 국가안전기획부 건물 활용 방안을 둘러싸고 논의가 진행될 당시, 김 회장은 청소년과 여행객을 위한 숙박시설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2004년에는 부산의 유스호스텔 확충을 촉구하는 글도 기고했다.그의 관심은 관광객이 어디를 방문하느냐에 그치지 않았다. 어디에서 머물고, 어떤 서비스를 받으며, 그 나라의 문화를 어떻게 경험하는가에까지 이어졌다. 오늘날 관광산업의 경쟁력이 숙박시설의 규모나 관광객 숫자뿐 아니라 문화적 경험과 서비스의 질에서 결정된다는 점을 생각하면, 그가 오랫동안 제기해 온 문제의식은 여전히 유효하다.

몽골의 호텔에서 시작된 인연, 별이 가까운 나라에서 찾은 인생의 의미
김 회장의 삶에서 몽골은 빼놓을 수 없는 무대다.
1995년 처음 몽골을 방문한 그는 이후 오랜 기간 몽골을 오가며 관광산업과 호텔서비스 교육, 민간교류에 관심을 기울였다.2009년 8월에는 몽골호텔협회 주관으로 현대 호텔서비스 이론과 코칭 교육을 진행했다. 몽골 관광의 날 행사에서는 '한국에서 바라본 몽골관광미래'를 주제로 강연했다. 한국과 몽골 호텔업계의 교류를 추진하고, 몽골 호텔업계의 서비스 콘테스트 개최에도 참여한 활동이 그의 공적조서에 기록돼 있다.
호텔산업의 발전 가능성을 살피던 그의 시선은 몽골의 역사와 문화, 사람들의 생활로도 향했다.그는 1995년 몽골의 시장을 방문했을 때의 풍경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당시 수도 울란바토르의 대형 시장에서는 밀가루와 육류가 중심을 이루고 있었고, 한국인에게 익숙한 쌀과 생선은 쉽게 찾아보기 어려웠다고 회상했다.
그에게 이런 경험은 낯선 나라의 생활방식을 이해하는 과정이자, 시간이 흐르면서 한 나라의 문화와 소비시장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관찰하는 기회였다.
김 회장은 2014년 『나는 디지털 유목민이다』를 출간했고, 2022년에는 여행과 인생의 경험을 담은 에세이집 『별의 눈물』을 펴냈다.
몽골을 이야기할 때면 관광전문가의 분석뿐 아니라 여행자의 감성도 드러난다.
“몽골 촌에 누워있으면 별이 그렇게 가까이 떠요.”
그가 기억하는 몽골의 밤하늘은 특별했다. 광활한 초원과 가까이 내려앉은 듯한 별빛은 호텔 경영과 관광정책을 논하던 그의 또 다른 관심을 보여준다.
그 관심은 글쓰기로 이어졌다.
김 회장은 2014년 『나는 디지털 유목민이다』를 출간했고, 2022년에는 여행과 인생의 경험을 담은 에세이집 『별의 눈물』을 펴냈다.
그의 글에는 몽골과 시베리아 여행에서 만난 사람들, 낯선 지역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가족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특히 6·25전쟁과 분단의 시대를 거치며 흩어진 가족의 흔적을 찾아가는 과정은 개인의 여행을 넘어 한국 현대사의 아픔과도 맞닿아 있다.그에게 여행은 단순히 새로운 풍경을 구경하는 일이 아니었다. 낯선 사람을 만나고, 그들의 삶을 이해하며, 때로는 자신의 뿌리와 가족의 역사를 돌아보는 과정이었다.
호텔 경영인에서 작가로… 하나의 직업에 머무르지 않은 삶
김 회장은 이리공업고등학교와 경희호텔전문대학을 졸업하고 호텔업계에서 경력을 쌓았다. 조선호텔 지배인과 크라운호텔 총지배인을 거쳤으며, 한국호텔전문경영인협회 이사와 유스호스텔 동우회장 등으로 활동했다.호텔 경영인으로 출발했지만 그의 활동 영역은 시간이 흐를수록 넓어졌다.
한국관광공사에서 호텔영어를 강의했고, 몽골에서는 호텔서비스 교육과 국제교류에 참여했다. 관광산업의 현안을 신문 칼럼으로 제기하는 관광칼럼니스트이자, 자신의 여행과 삶을 기록하는 에세이스트로도 활동해 왔다. 자원봉사 역시 그의 경력에서 중요한 부분이다.
호텔은 사람을 맞이하는 산업이다. 국적과 언어가 다른 사람들이 만나고, 때로는 서로의 문화를 이해해야 하는 공간이다.
그런 점에서 김 회장의 호텔 경영과 관광교육, 통역봉사, 해외교류는 서로 동떨어진 활동이라기보다 사람과 사람을 연결한다는 하나의 공통점을 지닌다.그는 자신이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분야의 사람들을 연결하는 일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의 최근 인터뷰에서는 몽골의 산업 환경과 한국 기업의 진출 가능성, 현지 전문가들과의 교류에 관한 이야기를 이어갔다.
새로운 사업과 교류가 앞으로 어떤 성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 그러나 수상을 앞둔 지금도 그의 관심이 과거의 업적에 머무르지 않고 있다는 점은 인상적이다.
상보다 오래 남는 것은 사람과 경험… ‘디지털 유목민’의 여정은 계속된다
오는 11월 26일 서울가든호텔에서 열리는 한국호텔전문경영인협회 창립 51주년 송년 기념식은 김동곤 회장에게 특별한 자리가 될 전망이다.호텔업계에서 출발해 관광정책을 제안하고, 해외에서 교육과 교류 활동을 이어가며, 여행의 경험을 글로 남겨온 시간이 이번 수상을 통해 다시 조명되기 때문이다.

그가 걸어온 길은 관광산업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관광은 호텔 객실을 판매하고 여행상품을 만드는 산업인 동시에 한 나라의 문화를 알리고, 서로 다른 사람을 연결하며, 새로운 경험을 만들어내는 활동이다. 김 회장이 한복과 고궁, 관광경찰, 유스호스텔에 관심을 기울였던 것도 이러한 관광의 역할과 무관하지 않다.
그의 인생을 하나의 직업으로 설명하기는 쉽지 않다. 호텔 경영인이면서 관광칼럼니스트이고, 강사이면서 작가이며, 해외교류와 자원봉사에도 참여해 왔다.어쩌면 그를 가장 잘 설명하는 말은 자신의 책 제목인 『나는 디지털 유목민이다』일지 모른다.
정해진 영역에 머무르지 않고 새로운 세상으로 이동하며 사람을 만나고 경험을 쌓아온 삶. 그리고 그 경험을 다시 사회와 다음 세대에 전하려는 노력이다.지금도 김 회장은 몽골과 한국을 잇는 새로운 가능성을 이야기한다. 과거의 성취를 돌아보기보다 앞으로 할 수 있는 일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이는 모습이다.
한복을 입은 관광객이 경복궁을 거니는 풍경에서 출발한 이야기는 그렇게 한 사람의 긴 여행으로 이어진다.
김동곤 회장에게 이번 수상은 인생의 종착점이 아니라,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여정의 또 하나의 이정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