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팀 “한식은 이제 문화가 아니라 국가 경쟁력”…
23회째 맞은 서울국제푸드박람회,
K-푸드 세계화의 거대한 실험장 되다
세계 26개국 셰프·3,200여 명 참가…남북음식문화교류부터 글로벌 미식외교까지 확장
K-팝과 K-드라마, K-뷰티를 넘어 이제는 K-푸드가 대한민국의 새로운 국가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세계 각국에서 한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국내 최대 규모의 식문화 축제 중 하나인 ‘제23회 서울국제푸드앤테이블웨어박람회&월드푸드올림픽&전국남북음식문화축제’가 지난 5월 9일부터 10일까지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이번 행사는 WTCO(World Top Chef Organization), 사단법인 세계음식문화연구원, 사단법인 한국푸드코디네이터협회가 공동 주최했으며, 국내외 셰프와 외식산업 관계자, 예비 조리인, 식품기업, 테이블웨어 업체, 푸드스타일리스트 등 다양한 분야 관계자들이 대거 참여했다.
국내 최대 규모의 식문화 축제 중 하나인 ‘제23회 서울국제푸드앤테이블웨어박람회&월드푸드올림픽&전국남북음식문화축제’가 지난 5월 9일부터 10일까지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23회째를 맞은 이번 박람회는 단순한 전시나 조리경연을 넘어 대한민국 식문화 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동시에 보여주는 플랫폼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행사장에는 세계 각국의 식문화 트렌드를 반영한 음식 연출과 테이블웨어 작품들이 전시됐고, 조리경연장에서는 차세대 셰프를 꿈꾸는 학생들과 전문 셰프들이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특히 현장에서는 K-푸드를 단순한 음식 콘텐츠가 아닌 ‘문화산업’이자 ‘국가 브랜드’로 육성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강하게 형성됐다.
“음식도 예술이 될 수 있다”…23년 전 시작된 한 사람의 문제의식
이번 행사를 이끌어온 양향자 세계음식문화연구원 이사장 겸 한국푸드코디네이터협회장은 현장 인터뷰를 통해 23년간 행사를 이어온 배경과 철학을 직접 설명했다. 양 이사장은 “2004년 처음 행사를 시작했을 당시만 해도 음식이 예술이라는 인식 자체가 거의 없었다”며 “당시에는 단순히 요리를 잘 만드는 것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었지만, 음식도 디자인과 연출을 통해 충분히 하나의 문화예술 콘텐츠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양 이사장은 특히 ‘푸드코디네이터’라는 개념을 국내에 알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설명했다. “밥 한 그릇도 어떻게 연출하고 어떤 스토리를 담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가치가 된다”며 “1천 원짜리 음식도 1만 원 이상의 가치로 보이게 만드는 것이 푸드코디네이션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처음에는 학생들에게 이런 개념을 어떻게 알려야 할지 고민하다가 결국 가장 빠른 방법은 축제를 만들고 상장을 통해 꿈을 심어주는 것이라고 판단했다”며 “당시 대회에 참가했던 학생들이 지금은 대학 교수와 업계 CEO로 성장해 있는 모습을 보면 지난 시간이 결코 헛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실제로 행사 현장 곳곳에서는 전국 조리학과 학생들과 청소년 참가자들의 열기를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단순한 기술 경쟁을 넘어 자신만의 음식 철학과 창의성을 표현하려는 젊은 참가자들이 눈에 띄었고, 이는 K-푸드 산업이 미래 세대 중심으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으로 평가됐다.
행사장에서는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강남구협의회와 연계한 특별 전시도 함께 진행됐다. 단순히 북한 음식을 소개하는 수준을 넘어 음식문화를 통해 남북 간 정서적 거리감을 좁히고, 음식이 가진 공감과 교류의 힘을 보여주는 상징적 프로그램이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3,200여 명 참가한 ‘월드푸드올림픽’…미래 셰프들의 글로벌 무대
행사의 핵심 프로그램 중 하나인 ‘월드푸드올림픽대회’ 역시 높은 관심을 받았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이번 대회에는 국내 소상공인과 중·고·대학교 학생, 일반 참가자 등 약 3,200여 명이 참가했으며, 쿠킹·베이커리·디저트·푸드스타일링·와인·커피·김치·밥 소믈리에·영마이스터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연이 진행됐다.
특히 WTCO 국제회원국들의 참여는 이번 행사의 국제적 위상을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튀르키예, 대만, 싱가포르 등 12개국 24개 단체 경연팀이 온라인 방식으로 국제탑셰프마스터 부문에 참가하며 글로벌 경쟁을 펼쳤다. 행사 관계자들은 “이제 한국의 식문화 경연은 국내 행사를 넘어 국제 교류 플랫폼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행사장에서는 단순한 조리 기술 경쟁을 넘어 각국의 식문화와 미학, 재료 활용 방식, 전통 음식 해석 등이 함께 공유됐다. 일부 해외 셰프들은 한식 재료를 활용한 퓨전 요리를 선보였고, 국내 참가자들 역시 글로벌 트렌드를 접목한 창의적 메뉴를 공개하며 눈길을 끌었다. 이는 K-푸드가 더 이상 한국 내부 소비에 머무르지 않고 세계 시장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산업으로 변모하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음식은 국경을 넘는 외교 언어”…
K-푸드와 글로벌 문화외교의 접점
이번 행사에서는 한식 세계화와 문화외교의 가능성도 주요 화두로 떠올랐다.주 러시아 대사관 정무공사를 지낸 사단법인 세계음식문화연구원과 한국푸드코디네이터 협회의 김경호 국제협력자문위원은 행사 현장에서 “전 세계적으로 K-컬처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주한 각국 대사관과 협력하여 한식의 세계화를 더욱 더 확대해 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최근 K-푸드가 단순한 식품 산업을 넘어 외교·관광·문화산업과 결합되고 있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세계 각국의 외교행사와 국제행사에서 한식은 국가 이미지를 전달하는 중요한 콘텐츠로 활용되고 있으며, 비빔밥·김치·한식 디저트·전통주 등은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문화 상품으로 성장하고 있다. 행사 관계자들 역시 “K-팝과 K-드라마를 통해 한국 문화에 관심을 가진 외국인들이 자연스럽게 한식으로 관심을 확장하고 있다”며 “이제 한식은 단순한 먹거리가 아니라 한국을 경험하는 문화 콘텐츠가 됐다”고 설명했다.

남북음식문화교류까지…
‘통일의 식탁’을 만든 특별 프로젝트
이번 행사에서 가장 눈길을 끈 부분 중 하나는 남북음식문화교류 프로그램이었다. 행사장에는 북한 음식 특별전과 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됐으며, 속도전떡과 가자미식혜 등 일반 시민들이 쉽게 접하기 어려운 북한 음식들이 소개됐다.
양향자 이사장은 “남북통일을 염원하는 의미에서 남북음식 교류 프로그램을 넣게 됐다”며 “아이들이 직접 통일 지도 쿠키를 만들고 북한 음식을 체험하면서 자연스럽게 통일의 의미를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행사장에서는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강남구협의회와 연계한 특별 전시도 함께 진행됐다. 단순히 북한 음식을 소개하는 수준을 넘어 음식문화를 통해 남북 간 정서적 거리감을 좁히고, 음식이 가진 공감과 교류의 힘을 보여주는 상징적 프로그램이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특히, 남북한 음식소개와 관련 북한 1호 이하나 약학박사와 김형석 전 통일부 차관이 북한 사회와 음식문화에 대해 특강을 실시하여 참가자들에 많은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양 이사장은 인터뷰에서 식문화 산업에 대한 제도적 지원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그녀는 “사실 이 행사는 돈이 되는 사업은 아니다”라며 “교육사업을 통해 번 돈을 다시 행사에 투자하며 여기까지 왔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 식문화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민간인들의 꿈에 정부와 공공기관이 조금 더 관심을 가져준다면 훨씬 빠른 발전이 가능할 것”이라며 “이런 민간 식문화 플랫폼들이 지속가능하게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최근 K-콘텐츠 산업이 세계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식과 식문화 산업 역시 보다 체계적인 육성과 글로벌 전략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으로 해석된다.


K-푸드의 미래는 ‘음식’이 아니라 ‘문화 생태계’
이번 제23회 서울국제푸드앤테이블웨어박람회는 단순한 조리경연이나 전시행사를 넘어 대한민국 식문화 산업의 미래 방향성을 보여준 행사로 평가된다. 음식과 예술, 교육과 산업, 남북교류와 국제협력이 하나의 공간 안에서 연결되며 K-푸드의 확장 가능성을 입체적으로 보여줬기 때문이다.
특히 23년 동안 축적된 민간 네트워크와 글로벌 셰프 교류 시스템, 미래 인재 육성 플랫폼은 단순한 행사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식은 이제 더 이상 식탁 위의 메뉴에 머물지 않는다. 그것은 대한민국의 문화 경쟁력이자, 글로벌 시장에서 통하는 브랜드이며, 세계와 연결되는 새로운 외교 언어로 진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