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석 기자 [CEOin PREMIUM=박정석 기자]
“스티커가 아니라 기준이다” 양주 신산시장, 노랑상점 인증제로 ‘믿고 사는 시장’ 선언
친절·가격·위생·안전 전면 재정의… 75곳 중 40곳 통과, 전통시장 신뢰 경쟁력 수치로 입증
전통시장이 스스로 기준을 만들고, 그 기준으로 자신을 평가하기 시작했다. 양주시 남면 신산시장마을상점가가 올해 처음 도입한 ‘노랑상점 인증제’의 결과를 12월 5일 공개하며, 서비스 품질 중심의 상점가 혁신을 공식화했다. 총 75개 점포 가운데 40개 점포가 인증을 획득해 약 53%의 통과율을 기록했다. 단순 참여형 캠페인이 아닌, 실제 현장 변화를 이끌어낸 구조적 제도라는 점에서 지역 상권 정책의 새로운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노랑상점 인증제는 신산시장마을상점가가 제시한 핵심 비전 ‘너랑나랑노랑–함께 만들어가는 상점가’를 실행으로 옮긴 첫 제도다. 평가 기준은 △친절 응대 △가격 표시 △원산지 표시 △위생 상태 △안전관리 등 총 5개 항목으로 구성됐으며, 100점 만점의 정량 평가 방식을 적용했다. 단순 점검이 아닌 6개월간의 개선 과정을 전제로 설계됐다는 점이 특징이다.
인증 절차 역시 기존 전통시장 평가와는 결이 달랐다. 상인 대상 기초교육을 시작으로 점포별 자가진단, 현장 점검, 미스터리 쇼퍼 평가까지 단계적으로 진행됐다. 서비스 인식 개선부터 실제 응대 태도, 매장 환경 변화까지 전 과정을 점검하는 방식으로, 상인 스스로 기준을 이해하고 체화하도록 유도했다. 신산시장마을상점가는 이번 인증제가 ‘잘하는 가게를 뽑는 제도’가 아니라 ‘기준을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실제 효과는 수치로 나타났다. 인증제 도입 이후 시장 내 가격 표시와 원산지 표시 준수율은 60% 이상 상승했고, 고객 불편 민원은 눈에 띄게 감소했다. 상인들의 고객 응대 만족도 역시 개선됐다는 내부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제도가 현장 행동 변화를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전통시장의 고질적 문제로 지적돼 온 불투명성·비일관성 개선에 실질적 성과를 냈다는 분석이다.
인증을 받은 점포에는 개나리 컬러를 활용한 ‘노랑상점’ 현판이 부착됐다. 고객 입장에서는 한눈에 신뢰 기준을 확인할 수 있는 ‘안심 신호’가 되고, 상점가 내부에서는 서비스 수준을 가르는 새로운 기준점으로 작동하고 있다. 인증 점포의 한 상인은 “처음엔 부담도 있었지만, 손님들이 ‘보기 좋다’, ‘믿고 살 수 있다’고 말해주면서 기준을 지키는 것이 자연스러운 동기부여가 됐다”고 말했다.
신산시장마을상점가 상인회는 노랑상점 인증제를 일회성으로 끝내지 않을 방침이다. 내년부터는 연례 갱신제로 운영해 기준 미달 점포에 대한 재평가를 실시하고, 신규 점포의 참여도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인증 유지 자체가 상점 경쟁력이 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김정은 상인회장은 “이번 인증제는 신산시장마을상점가가 문화관광형 시장으로 도약하기 위한 첫 단계”라며 “고객이 다시 찾고 싶은 시장, 일부러 방문하고 싶은 공간이 되기 위해 친절·청결·안전이라는 기본을 가장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신산시장마을상점가는 양주시 남면의 대표 생활밀착형 상권으로, 전통시장 특유의 정서와 현대적 편의를 결합한 공간으로 진화 중이다. 개나리의 ‘노랑’을 브랜드 컬러로 삼아 골목 전체를 하나의 브랜드로 설계하고 있으며, 노랑상점 인증제를 비롯해 청결 캠페인, 야간마켓 등 다양한 개선 프로젝트를 통해 ‘믿고 찾는 시장’이라는 정체성을 구축하고 있다.
노랑상점 인증 결과는 향후 온라인 채널과 상점가 안내판을 통해 지속적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신산시장마을상점가의 실험은 전통시장이 가격 경쟁이 아닌 ‘신뢰와 기준’으로 경쟁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지역 상권 혁신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