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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00억 인수는 ‘배임’인가 ‘묘수’인가”… 이그니오 인수, 고려아연 경영권 전쟁 새 불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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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25-07-29 23:26:53
  • 수정 2025-07-30 00:5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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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in PREMIUM=기획팀 ]


“5800억 인수는 ‘배임’인가 ‘묘수’인가”…

이그니오 인수, 고려아연 경영권 전쟁 새 불씨

영풍·MBK “고평가 인수로 회사 손해”…최윤범 회장 측 “친환경 선제 투자” 반박

미국 디스커버리 절차 증언 확보…국내 주주대표소송 결과 따라 ‘이사회 재편’ 현실화 우려

고려아연과 영풍·MBK 파트너스 연합 간의 ‘경영권 전쟁’이 이그니오 인수 의혹이라는 새로운 뇌관을 중심으로 격렬해지고 있다. 핵심 쟁점은 단 하나—5800억 원짜리 인수는 과연 회사의 미래를 위한 투자였는가, 아니면 경영진의 치명적인 배임이었는가.

2025년 7월 21일 기준, 이그니오 인수를 둘러싼 공방은 미국과 한국 법정을 오가는 국제적 소송전으로 확전됐다. 미국 법원의 디스커버리(증거개시) 절차에서 페달포인트 임원들의 증언이 확보되며 영풍·MBK 측이 ‘결정적 한 방’을 손에 쥐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5800억 날린 인수" vs "친환경 전략적 투자"

논란의 중심에 선 이그니오는 설립 1년 남짓된 미국의 스타트업으로, 연 매출은 약 30억 원에 불과했다. 더구나 완전자본잠식 상태였던 회사다. 그런 회사를 고려아연이 5800억 원이라는 ‘고가’에 인수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영풍은 지난 2월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했다.

영풍·MBK 측은 “경영진이 정당한 실사 없이 과도한 가격으로 이그니오를 인수해 회사에 막대한 손해를 입혔다”며 배임 혐의를 주장하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 확보된 증언은 이사회가 투자 적정성 검토와 리스크 평가를 소홀히 했다는 정황을 보여줄 수 있는 ‘핵심 증거’라고 강조한다.

반면 최윤범 회장 측은 이그니오 인수가 전자폐기물을 재가공해 친환경 구리 원료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였으며, 미중 관세 전쟁과 공급망 리스크가 커지는 시장 상황에서 선제적 조치였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고려아연은 해당 디스커버리 절차에 대해 “일방적인 주장만 반영된 형식적 승인”이라며 반격에 나섰고, 효력 정지 및 이의 신청을 준비 중이다.

경영권 구도 ‘요동’…이사회 재편 현실화하나

이그니오 인수 의혹은 단순한 투자 실패 논란이 아니라 지배구조의 지각변동을 촉발할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현재 고려아연 이사회는 총 19명 중 15명이 최윤범 회장 측 인사로 구성되어 있다. 2025년 3월 주총 이후 우호세력을 기반으로 이사회 운영을 주도해왔다.

그러나 영풍·MBK 연합은 이미 과반에 육박하는 지분을 확보한 상황이다. 여기에 이번 주주대표소송의 결과가 최 회장 측 이사들의 배임 책임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나온다면, 이사회 해임 및 재편 요구가 급물살을 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영풍·MBK가 장기적으로 주총과 법적 절차를 통해 지배구조를 탈환할 준비를 차근차근 하고 있는 것”이라며 “미국 증언 확보는 명분 확보 차원에서도 결정적인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분쟁의 시작은 2024년 MBK의 ‘공개매수’

이번 이그니오 인수 논란은 사실 지난해 9월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에 공개매수를 단행하면서 본격화된 경영권 분쟁의 연장선에 있다. 이후 양측은 주총, 임시주총, 가처분 소송 등 지루한 전투를 이어왔고, 서울고법이 일부 안건에 대해 영풍·MBK 측의 손을 들어주며 갈등은 심화됐다.

현재는 ▲배임 여부 ▲신주발행의 적법성 ▲이사회 결의 과정의 하자 등을 두고 본안 소송이 이어지는 중이다. 소송 결과와 별개로, 기업 내부 혼란이 장기화되면서 투자자 불신과 기업가치 하락 우려도 점차 커지고 있다.

'이사회 재편'이냐, '명예회복'이냐…승부는 법정에서

지금의 갈등은 단순한 계열사 간 이해충돌이 아니다. 이는 대한민국 대표 소재기업의 미래를 두고 벌어지는 주주와 경영진 간의 대결이다. 전략적 판단과 경영 책임, 선제적 투자와 사후 책임, 신뢰와 리스크 관리의 기준이 어디에 있는지 묻는 법정 투쟁이다.

이그니오 인수 의혹은 재계 전반에 경영 판단의 기준과 주주 권한에 대한 새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그 결말에 따라 고려아연의 운명뿐 아니라, 한국 기업 지배구조의 새로운 기준이 정립될 수 있다.

최윤범 회장은 지금, 단순한 경영의 승부가 아닌 법과 주주 신뢰의 심판대에 올라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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