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팀 ‘갈비 명가’ 인수에 제동…포레스트파트너스, 명륜진사갈비 인수 돌연 보류
대부업 의혹에 세무조사까지…사모펀드의 ‘리스크 관리’ 현실로
프랜차이즈의 ‘그늘’ 드러나자 몸 사린 PEF…명륜당, 수익성 뛰어나지만 ‘여론 리스크’에 발목
공적자금이 고금리로 둔갑?…산은 자금 유용 정황에 정부·지자체 수사망 총집중
“고기를 팔며 금리를 받는다?”
명륜진사갈비가 ‘갈비 프랜차이즈 성공신화’에서 ‘고금리 대부업 의혹’으로 전락하면서, 인수를 추진하던 포레스트파트너스마저 발을 뺐다. 외식업계를 뒤흔드는 이번 논란은 단순한 기업 인수 철회 그 이상의 신호다. 프랜차이즈 산업 전반에 대한 경고이자, 사모펀드의 투자 리스크 관리 전략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주목된다.
국내 대표 사모펀드(PEF) 운용사 중 하나인 포레스트파트너스가 야심차게 추진하던 외식 프랜차이즈 기업 명륜진사갈비(법인명 명륜당) 인수를 전격 보류했다. 그 배경에는 고금리 대출을 둘러싼 대부업법 위반 의혹과, 이를 겨냥한 국세청의 고강도 세무조사가 있다. 더욱이,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특사경)과 검찰까지 움직이면서 사법 리스크는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포레스트파트너스는 당초 이달 말 전략적 투자자(SI)를 끌어들여 명륜당 인수를 마무리 지을 계획이었다. 그러나 상황이 급변했다. 최근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이 명륜당 본사에 조사 요원을 투입해 특별 세무조사를 개시했고, 이는 기업의 자금 흐름 전반을 겨냥한 고위험 기업 대상 수사라는 점에서 업계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명륜당의 의혹은 단순한 세무 문제를 넘어, 공적 자금의 부적절한 재유통 가능성에까지 닿아 있다. 산업은행에서 저금리로 조달한 자금을 특수관계 대부업체를 통해 가맹점주에게 10%대 중반의 고금리로 빌려준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이 과정에서 대부업 등록 없이 자금이 흘러간 점 또한 명백한 법 위반 소지가 있다.
서울시 특사경도 이미 지난해 말 명륜당을 검찰에 송치했으며, 7월 내로 최종 기소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세무·사법 리스크가 동시에 폭발하면서, 프랜차이즈 업계 전체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다. 포레스트파트너스가 인수 철회를 넘어, 사실상 리스크 회피 전략에 돌입한 배경이기도 하다.
실제로 프랜차이즈는 여론 리스크가 크다. 소비자를 직접 상대하는 산업 특성상, 사회적 신뢰가 치명적 자산으로 작용한다. bhc, 교촌치킨, 피자헛 등 대형 프랜차이즈 본사들이 차액가맹금 문제로 점주들과 분쟁을 겪은 사례는 빈번하다. 공정거래위원회도 작년 한 해만 수십 건의 프랜차이즈 본사 조사를 진행했다. 사모펀드 입장에선 ‘돈을 벌 수 있어도 평판을 잃는 투자’는 중대한 리스크로 간주되는 것이다.
그러나 포레스트파트너스는 명륜당의 실적과 성장성에는 여전히 높은 기대를 걸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3년 기준 명륜당의 매출은 2,420억 원, 영업이익 216억 원, 순이익 169억 원을 기록하며 팬데믹 이전보다 약 3배 성장했다. 자회사 샤브올데이도 국내 50개 매장을 통해 연간 150억 원 규모의 EBITDA를 창출하고 있다.
이 같은 ‘실적 퀀텀 점프’에도 불구하고 인수가 멈춰선 이유는, 바로 금융 구조 자체에 존재하는 ‘불투명성’과 ‘위법성’ 때문이다. 포레스트파트너스는 내부적으로 인수 이후 2~3년 내에 명륜당의 대부업 구조를 단계적으로 축소하고, 특수관계 대부업체들과의 연결 고리를 끊는 ‘절연 계획’을 수립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금의 외부 리스크는 단순 구조 개편만으로는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외식업 인수는 실적보다 평판이 더 중요한 게임”이라며, “공적자금 유용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 기업가치는 물론 인수 기업까지 도덕성 논란에 휘말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이번 잠정 인수 중단은 단순한 한 건의 딜 실패가 아니다. 프랜차이즈 투자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감, 사모펀드의 평판 리스크 회피 전략, 공적 금융의 유통 구조 투명성이라는 세 가지 이슈를 교차점에서 드러낸 사건이다.
명륜당은 여전히 숫자상으로는 매력적인 매물이다. 그러나 숫자 너머의 구조적 리스크와 법적 리스크, 그리고 여론이라는 보이지 않는 시장 변수는 그 어떤 성장 그래프보다 더 강력한 인수 걸림돌이 되고 있다. 포레스트파트너스는 당분간 신중 모드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 8월 이후 세무조사 및 검찰 수사 결과가 기업의 향후 운명을 가를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PEF의 전략적 판단과 함께, 한국 프랜차이즈 산업의 그림자도 이번 사건을 통해 다시 조명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