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농촌진흥청 디지털농업추진단장 성제훈
농업 스타트업을 칭찬합니다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칭찬,
애그유니가 여러 분야에서 칭찬을 들으며 크게 성장하기를 기대한다.
20년쯤 전에, 경영컨설턴트와 고래훈련전문가와 함께 「While Done!」이라는 책을 썼다. ‘참 잘했어요(Well done)’라는 말에서 well을 whale로 살짝 바꾼 언어의 유희로 제목을 만들었다. 이 책을 우리나라에서 번역해 내면서「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를 제목으로 달았다. 그 후 지금까지도 칭찬에 대한 최고의 구호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린다. well done이다. 누가 뭐래도, 칭찬은 고래까지 춤추게 할 수 있다. 하물며 사람이야 오죽할까.
농업과는 별 상관이 없어보이는 무역학을 전공한 20대 젊은 여성이 데이터에 기반한 스마트농업을 하겠다고 창업을 했다. 실패할 용기를 가지고 성공하라는 좌우명을 가지고 있는 만큼 포부도 크다.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농업(agricultural)을 어디에서나(universally)’라는 기업철학을 바탕으로 ‘애그유니’라는 회사를 만들었다. 글로벌 스마트 농업 시장을 선도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한국 최고의 애그테크회사가 되는 게 목표라고 한다. 그렇게 되기 위해 국내 특허 21건, 국제 특허 1건에 ISO 9001, ISO14001을 보유하고 있다.
올해 미국가전전시회(CES)의 주제는 인간 안보(Human Security : 더 나은 삶을 향한 인권)였다. 식량안보, 헬스케어, 경제안보, 환경보호, 개인 안전 및 모빌리티, 정치적 자유, 사회안전망을 모두 아우르는 것이 인간 안보이다. 사람들이 건강하고 더 나은 삶을 만들어 감에 있어 정말 중요한 건강 생활(헬스 라이프)의 기반은 농업과 깊은 관련이 있다. 애그유니는 창업때부터 이런 키워드를 알고 있었다. 사람과 농업의 관계를 발전시키는 농업의 휴머니즘적 가치를 사업과 연계시키고자 창업을 한것이다.
이렇게 농업과 휴머니즘을 연결하다보니, 애그유니 사업이 도시농업 형태로까지 확장되었다. 은퇴하거나 퇴직하신 분들이 더이상 식당 창업을 하지 않고 농업을 통한 프랜차이즈 경영이 가능한 식물공장 플랫폼을 운영할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따뜻한 마음으로 출발한 애그유니는 최근에 시드(seed) 투자를 유치했다. 의료용 ‘대마 약용작물’ 맞춤 생산과 농생명 산업 분야 스마트팜의 수준을 높인 기술력을 인정받아 이번 투자유치에 성공했다고 한다. 애그유니가 나서면 누구나 농업을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고, 고부가가치 특용작물 공급도 안정적으로 된다. 훗날 특용작물을 재배하며 쌓은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하면 작물이 특정 성분만 많이 함유하도록 키울 수도 있을 것이며, 그게 바로 환자 맞춤형 의료 원료를 생산하는 길이다.
애그유니 권미진 대표는 어려운 농민들을 돕고자 농산물유통박스를 기부하기도 했다. "농업을 기반으로 기업활동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농민들과 많이 만나게 되고 그 속에서 고충을 듣게 된다"며 "조금이나마 어려움을 덜어 드리고, 힘든 현실에도 농업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농민들에게 존경을 표하기 위해 기부를 결심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이런 마음가짐으로 사업을 하는데, 어찌 칭찬을 하지 않을 수 있으랴. 애그유니가 애그테크에 뛰어는 것도 참 잘한 일이고, 특용작물에 관심을 두는 것도 잘한일이며, 나눔을 실천하는 것도 잘한 일이다. 거기에 투자를 받은 것은 더 크게 축하할 일이다.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칭찬, 애그유니가 여러 분야에서 칭찬을 들으며 크게 성장하기를 기대한다.